유방암을 진단하는 유방 X선 영상 판독을 인공지능(AI)이 실제 의사보다 정확하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 시각)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하고 구글 헬스 연구소 연구진이 유방조영술 촬영 결과를 토대로 AI를 개발해 훈련시킨 결과, 유방암 진단 능력이 방사선 전문의를 뛰어넘는다고 보도했다.

2010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방사선 전문의가 유방조영술 촬영 결과를 판독하고 있다.

유방조영술이란 X선 촬영을 통해 유방암 여부를 진단하는 기법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증한 진단법이지만 유방 조직에 암세포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연구팀은 유방조영술을 받은 미국과 영국 여성들의 최초 유방 X선 영상 촬영 결과를 컴퓨터에 입력시켰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유방암 확진 여부가 가려진 미국 여성 3000명과 영국 여성 2만5000명의 유방X선 영상을 활용해 AI컴퓨터와 영상의학 전문의의 판독 결과를 비교하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AI가 암 발병 인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정상’으로 판독한 ‘허위 음성(false negative)’ 비율은 전문의 진단 결과보다 9.4% 적었다. 암세포가 없는데도 암으로 판독한 ‘허위 양성(false positive)’ 비율은 AI가 실제 의사보다 5.7% 적었다.

영국 여성 대상의 실험 결과 역시 AI 판독이 영상의학 전문의보다 정확했다. ‘허위 음성’으로 판독한 비율은 AI가 전문의보다 2.7% 적었으며 ‘허위 양성’ 비율은 1.2%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방사선 전문의와 AI 전문가들이 이 모델을 미래 유망하게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헬스케어 산업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구글의 경우, 전문의와 AI의 협업을 통해 여러 종류의 암 진단을 정교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업계에서는 AI가 의료진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명의 의사가 영상 한 개를 분석하도록 돼 있는 영국에서 1차 진단을 의사 한 명과 AI가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의사와 AI의 진단 결과가 다를 때만 다른 의사가 추가 진단을 하면 2차 진단 부담이 88% 감소할 것으로 구글은 추정했다.

미국 암학회(ACS)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행해지는 유방 X선 촬영은 약 3300만건으로 약 20%에서 유방암 발병 여부를 놓치고 있다. 특히 ‘허위 양성’ 판독이 적지 않아 재검사하거나 심지어는 유방 조직 샘플을 떼어내 검사하는 조직생검(biopsy)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