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와 공무원, 기득권 세력으로 인해 규제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26일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6일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신년인터뷰에서 "올해 젊은 벤처인들과 국회, 정부를 찾아다니며 규제개선을 위해 노력하면서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체감했다"며 "지금껏 규제개혁 전체로 놓고 보면 변화가 큰 것 같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규제개혁과 변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 국회와 공무원, 기득권 세력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들의 문제점을 하나씩 꼬집어 말했다.

박 회장은 먼저 "지금 국회라는 장벽에 막힌 것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데이터 3법의 경우 각당 대표가 다 합의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통과가 안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낡은 법과 제도의 틀을 바꿔줘야 되는데 국회가 전혀 협조를 안해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경제현안들이 정치일정에 휩쓸리는 일이 많아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공무원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 회장은 "공무원,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소극적인 행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결국 규제를 받는 민간업계가 굉장히 어려워진다"며 "올해 젊은 벤처기업가들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공무원들이 협조를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회가 안 움직이고 정부가 좀 하면 국회가 불러 혼내고, 게다가 정부는 정부대로 5년마다 정권이 바뀌면 감사원 감사가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누가 감히 수혜자와 피해자가 바뀌는 제도의 개혁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기득권 세력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피해가 우려되는 집단, 기득권의 침해가 일어나는 집단, 그들을 옹호하는 집단 등의 목소리가 커지면 정상적인 사고와 토론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타다 차량

박 회장은 승차공유앱 타다에 대한 논란 역시 정부와 기득권 세력으로 분류되는 택시업계가 변화를 거부해 문제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타다 논란을 이해집단별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니냐"며 "택시기사와 타다 모두 국민이지만, 더 큰 것은 국민 편익이라는 점, 국민의 장기적 편익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타다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는 10년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택시업계에서 지금 반발을 한다는 이유로 이걸 죽여버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상상조차 못했던 미래가 자꾸 다가오는데 ‘그분들’에 대한 보호를 ‘이분들’을 포기시킴으로써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대형마트를 예로 들면서 낡은 규제는 하루빨리 없애는 것이 국민들의 편익을 늘리고 선진적인 산업구조를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형마트를 규제한다고 해서 전통상권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온라인 유통의 성장, 젠트리피케이션 등 산업의 변화와 구조적 문제는 보지 않은 채 낡고 실효성 없는 대형마트 규제를 고집하니 고령화 노인 등 국민들의 불편만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