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 60%까지 올릴 것"
삼성 "2030년까지 소니 잡고 1위, 생산량 늘리는 중"

"모든 가능한 자원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휴일·밤낮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공장 가동 중이지만 이마저도 충분치가 않습니다. 고객 주문을 완전히 소화할 수 없어 사과해야 할 정도입니다."

일본 소니에서 반도체 부문을 이끌고 있는 시미즈 테루시(水照士) 대표는 최근 불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소니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이미지센서가 너무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과 애플 아이폰11 후면 카메라 모습.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후면에는 카메라가 3개식 들어가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반도체인 이미지센서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다. 여기에 선두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화웨이는 40메가픽셀 이상의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를 탑재하며 화질 경쟁까지 나서고 있다. 애플도 올해 신제품 아이폰11 프로를 통해 카메라 3개 대열에 합류했다.

애플·화웨이 이미지센서 공급사로 알려진 소니가 공장을 풀가동하는데도 주문 양을 못 맞추고 있는 것은 이런 사정이 작용한 것이다. 이에 소니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에 2021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이미지센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증설이 끝나면 소니의 생산량은 현재 월 10만9000개 수준에서 13만8000개까지 늘어난다.

이에 힘입어 소니는 현재 51% 수준인 글로벌 이미지센서(CMOS 제품 기준)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 최종 집계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몇 %포인트 정도 올라가는 성과를 이미 낸 것으로 시미즈 대표는 추정했다.

그래픽=정다운

소니가 1위 굳히기에 나서자 이미지센서 시장 2위로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소니를 잡고 이미지센서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꽤 오랫동안 이런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12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 중 20% 이상이 이미지센서 생산에 배정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업계 최초로 ‘1억 화소’의 벽을 깬 1억800만 화소의 모바일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개발해 올 하반기 상용화하는 등 기술 선도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극대화, 테두리 최소화라는 트렌드에 맞춰 카메라 역시 슬림화하고 있다"며 "이미지센서도 이에 맞춰 작으면서도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술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