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에 있는 포스코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재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회사의 위상에 맞지 않게 안전 대책이 미비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포스코와 경찰·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4분쯤 광양제철소에서 배열발전 축열설비 연구과제를 수행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직원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시꺼먼 연기가 하늘로 솟구쳤고, 이순신대교 출입이 일시 통제됐다. 자체 소방대와 소방당국이 21분만에 화재를 진압하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래픽=박길우

포스코에서는 올해 들어 산재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2월 2일에는 포항제철소 신항만 5부두에서 작업하던 직원 A(56)씨가 동료직원이 작동한 크레인에 뼈가 끼어 숨졌다. 6월 1일에는 광양제철소 니켈 추출설비공장에서 배관 보수업무를 하던 하청노동자 B(62)씨가 폭발사고로 사망하고, 직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 7월에는 일주일 사이에 무려 세 번의 사고가 발생했다. 7월 11일에는 포항제철소 코크스 원료 보관시설에서 정직원 C(59)씨의 온몸의 뼈가 부서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7월 15일에는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D(34)씨가 코크스 보관시설에서 일하다 10m아래로 떨어져 골절상을 입었고, 17일에도 협력업체 근로자 E(62)씨가 안전난간대를 설치하다 5m 아래로 추락했다.

올해 제철소에서 발생한 연기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은 것도 수차례다. 7월 1일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폭발 방지를 위해 제철소 굴뚝에 설치된 비상 밸브인 블리더가 개방되면서 검은 먼지와 유해물질이 유출됐다. 7월 6일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2공장에서 연기가 빠져나와 주민들이 놀라는 소동이 발생했다.

포스코는 계속된 사고에 2018년부터 3년간 안전에 1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7월 말에는 안전혁신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켰다. 하지만 잇따른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이 최우선가치"라고 주장해온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4일 오후 1시 13분쯤 전남 광양제철소 내 한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직원들의 원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노총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7월 "포스코에서 지난해 5명, 올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 요구를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은 또 "원가절감을 위한 1인 근무 등 사고의 철저한 원인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관련법 위반이 드러나면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조의 산업안전 보건위원회 참여, 명예산업 안전감독관 활동 보장, 분기별 위험성 평가 조사, 상시 현장 감시 체계 구축 등을 촉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