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다주택 참모들에게 "한 채 빼고 다 팔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홍남기〈사진〉 경제부총리가 "청와대의 원칙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정부 고위 공직자로 확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2주택자인 자신도 집 한 채를 처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언론사 경제부장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청와대의 권고에 정부 부처도 호응하는 것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의왕에 30년째 사는 집과 세종에 분양권 하나가 있어 1주택 1분양권자인데, 입주 전에 팔면 이미 낸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돼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입주 후에 팔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본인 명의로 경기 의왕시 아파트(6억1370만원)가 있고, 2021년 입주 예정인 세종시 나성동의 99.97㎡ 규모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다. 중도금 일부만 낸 상황이라 분양가의 일부인 8062만원만 재산 등록이 됐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말 부총리 취임 후 분양권 처분을 검토했지만, 전매 제한에 걸리는 데다 그렇다고 분양권을 포기할 경우 계약금과 중도금을 날리게 돼 분양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을 공개한 기획재정부 내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7명 중 2주택 이상인 사람은 홍 부총리를 포함해 4명이다. 김용범 1차관이 부부 공동 명의로 서울 서초동 아파트, 배우자 명의로 서울 아현동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구윤철 2차관은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와 성남시 분당구 주상 복합 건물을 보유 중이다. 문성유 기획조정실장은 본인 명의로 서울 서초동 아파트와 세종시 아파트, 제주시 단독주택 등 세 채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