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어종이 양식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뱀장어 완전 양식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완전 양식(전 주기적 양식)이란 수정란에서 부화시켜 기른 어린 뱀장어를 어미로 키워서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가 먹는 민물장어는 '실뱀장어' 상태인 뱀장어를 강에서 잡아 양식장에서 7~10개월간 키워 출하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뱀장어는 연간 3000억원(약 1만t) 규모로 양식 어류 중 넙치에 이어 두 번째이다. 필요한 만큼 강에서 실뱀장어가 잡히지 않아 양식에 사용되는 실뱀장어의 60~90%를 수입에 의존한다.

뱀장어 완전 양식이 어려운 이유는 심해에서 사는 뱀장어의 생태 상당 부분이 아직 규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약 3000㎞ 떨어진 태평양 수심 300m 내외 깊은 바다에서 깨어난 어린 뱀장어는 약 6개월 동안 실뱀장어로 탈바꿈한 뒤 육지 하천이나 강 하구로 거슬러 올라온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린 뱀장어가 뭘 먹고 자라는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이 때문에 뱀장어 완전 양식을 통해 실질적 상업화에 성공한 국가는 아직 없다. 일본이 2010년 세계 최초로 완전 양식에 성공했지만 대량생산에는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2016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완전 양식에 성공했지만 마찬가지로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김신권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좋은 알을 확보하는 것과 어린 뱀장어의 먹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넙치 같은 경우 빛과 수온만 조절해주면 알아서 좋은 알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뱀장어는 자연조건만으로는 알이 성숙하지 않아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투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발생해 좋은 알을 많이 확보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운 좋게 알이 부화하더라도 마땅한 먹이가 없어 어린 뱀장어의 생존율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김 연구사는 "산학연 사업단을 꾸려 뱀장어 대량 인공 생산을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는 만큼 단기간 내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