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혼부부가 내집 마련 등을 위해 진 빚은 평균 1억원(중앙값 기준)으로 전년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소득(5504만원)의 두 배에 가까운 빚을 안고 시작하는 신혼부부가 많은 셈이다. 초혼 신혼부부 평균 10쌍 중 8.5쌍이 대출을 받았다. 신혼부부 출산률은 맞벌이이거나 무주택자일수록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신혼부부통계’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신혼부부는 지난해 11월 1일을 기준으로 5년 이내 혼인신고한 부부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 10쌍 중 8.5쌍(85.1%)이 금융권(제1·2금융)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받은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약 1억원으로 한 해 전(9000만원)보다 11.1%(1000만원)늘었다. 201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수준이다. 중앙값은 조사대상 신혼부부의 대출금액을 일렬로 늘어놓은 값 중 가운데 값을 말한다. 통계청은 고액 채무자들로 인해 평균을 사용하면 왜곡 가능성이 커져 중앙값을 썼다고 설명했다.

2018년 신혼부부 금융권 대출 현황·소득 평균.

대출을 받은 비중은 주택을 소유한 부부가(88.9%) 무주택 부부(82.1%)보다 높았고, 대출잔액도 주택 소유 부부가 1억3507만원으로 무주택 부부(7322만원)보다 1.8배 가량 많았다. 또 맞벌이 부부 대출잔액(1억1645만원)이 외벌이 부부(9136만원)보다 약 1.3배 많았다. 혼인연차가 높아질수록 대출잔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출을 받은 비중이 커지고 대출잔액이 늘어는 것은 주택 구입이나 전세금 등 주거해결 목적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혼부부의 대출액은 10%이상 늘어났지만, 소득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신혼부부 평균 연간소득은 5504만원으로 한해 전(5278만원)보다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맞벌이 부부 평균 소득은 7364만원으로 외벌이 부부(4238만원)보다 1.7배 많았다. 또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소득(6032만원)이 무주택 부부(5092만원)보다 1000만원 높았다.

혼인율 감소로 신혼부부 수는 한해 전(138만쌍)보다 4.2%감소한 132만2000쌍으로 집계됐다. 맞벌이 부부는 전체의 47.5%(50만쌍)로 지난해에 비해 2.7%P 늘었다. 혼인 형태로 보면 초혼이 79.6%, 재혼이 20.3%였다.

자녀 출산은 맞벌이 보다 외벌이가, 무주택 부부보다 주택을 가진 부부가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출산을 하지 않았다.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의 비중은 40.2%로 한해 전(37.5)보다 늘었다. 이 중 외벌이 부부는 65.7%가 자녀를 출산했지만, 맞벌이 부부는 54.3%에 그쳤다. 또 주택을 소유한 부부(64.8%)에 견줘 무주택 부부(56%)가 자녀를 출산한 비중이 낮았다.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경기도로 전체의 27.6%인 36만6000쌍이 이곳에 거주했다. 이어 서울이 18.7%(24만7000쌍)였고 경남이 6.4%(8만5000쌍)로 뒤를 이었다. 신혼부부 수는 세종(12.7%)을 제외한 울산(-7.1%), 부산(-6.9%), 서울(-6.2%) 등 16개 시도에서 모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