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 실적이 4분기에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반등할 수 있을까?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4분기 주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전히 작년보다는 좋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 3분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익은 작년 동기 대비 41% 급감했었다. 영업익 감소폭이 4분기 들어 크게 둔화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4분기를 끝으로 올해 내내 이어졌던 실적 하락세가 끝날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증시가 매우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부각될 경우 투자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며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 중 올해 낙폭이 과도했거나 저평가된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상장사 79%, 4분기 실적 개선 전망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이 있는 252개 상장사(코스피·코스닥)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집계해보니, 영업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소폭 감소세를 이어가겠지만 매출이나 순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익 전망치 합계는 27조6537억원으로, 작년 4분기 28조4230억원에 비해 2.7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매출액은 479조9280억원으로 전년 동기(477조2225억원) 대비 0.57%, 순이익은 20조79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9507억원) 대비 33.83%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252개사 중 200개사(79%)가 영업익이 개선(흑자전환·적자축소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전망대로라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이어졌던 실적 급락세가 4분기에 일단락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4분기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깔려있다"며 "최근 미·중 무역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내년 글로벌 경기 회복이 점쳐지면서 업황 개선 기대감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시총 상위 기업들을 보면, LG전자는 4분기 영업익이 작년 동기보다 27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고 현대차는 120.3%, 네이버는 12.5%, 셀트리온은 20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익은 6조614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8.8% 감소하고, SK하이닉스 영업익도 4401억원으로 90.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4분기에는 올해 실적 부진으로 인한 재고 자산 등의 회계적 비용이 발생해 아직 반등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적 전망 좋은 저평가 종목 유망"

실적 개선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저평가된 종목 가운데 실적 개선이 점쳐지는 '알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252개 상장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을 살펴보니 PBR이 1배 미만인 곳이 112곳이었다. PBR이란 시가총액을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통상 1배 미만이면 증시에서 해당 기업이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현재 저평가돼 있는 종목 중 4분기 실적 전망이 좋은 기업들을 살펴보니, 금융업과 자동차 업종이 많았다. 4분기 영업익 흑자 전환(전년 동기 대비)이 전망되는 BNK금융지주의 경우 PBR이 0.28배로 매우 저평가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0.35배), KB금융(0.47배) 등도 주가가 싼 편인데 4분기 실적 개선이 유력하다. PBR이 각각 0.44배, 0.57배에 그친 현대차와 기아차도 4분기 영업익이 각각 120%, 46%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으로 갈수록 경기가 개선된다면 건설업종의 수주 실적도 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