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인구가 앞으로 20여 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동인구는 노동을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15~65세 인구를 뜻한다. 한국의 전체 인구는 변화가 거의 없지만,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15~65세 인구만 급격하게 줄어 국가 경제의 잠재 성장력에 부정적 영향을 심각하게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최근 발간한 '2019년도 세계 무역 보고서'에서, 오는 2040년 한국의 노동인구가 2018년보다 17%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17% 증가)과는 거꾸로 가는 흐름이며, 주요 국가·지역 중 가장 큰 감소율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인구는 지난해 3765만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주 노동력이 되는 비(非)숙련 노동인구(고등교육 미이수)가 이 기간 51%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젊은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교육열은 점점 높아져 교육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요 국가와 비교해보면, 중국·일본(각각 -14%), 러시아(-8%), 유럽연합(-4%) 등도 한국보다 노동인구 감소율이 낮았고, 해외 노동력이 계속 유입되는 미국은 오히려 노동인구가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인구 감소는 우리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18~2040년 전 세계 평균 GDP 성장률은 80%이지만, 한국은 6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19%)보다는 높지만, 인도(226%), 중국(141%) 등과 비교하면 크게 뒤지는 수치다. WTO는 "한국의 노동인구 감소는 이후 고용률이나 인구 증가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인구가 줄면 재정 부담은 늘고 경제 활력은 떨어져 국가 잠재 성장력이 하락한다"면서 "출산 장려뿐 아니라 각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