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꼽은 비율 5월 67%→74%로 높아져
13% "1년 내 금융리스크 발생"…시스템 신뢰도 높아

국내외 금융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는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을 지목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는 6개월 전보다 더 높아져 내년에도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금융전문가 92명 중 미·중 무역분쟁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은 비율이 74%로 가장 높았다. 이는 5개 리스크 요인을 꼽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단순 집계한 것이다. 국내경기 둔화 지속을 답한 비율은 52%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는 글로벌 경기둔화(40%), 가계부채 문제(40%), 중국 금융·경제 불안(39%)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언급됐다.

한은 제공

이는 한은이 지난달 13일부터 29일까지 국내 금융기관 임직원, 금융업권별 협회, 금융·경제연구소, 대학교수, 해외금융기관 한국투자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지난 5월 실시했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67%에서 74%로 다소 높아졌다. 반면 국내 경기 둔화를 꼽은 비율은 66%에서 52%로 낮아졌다. 또 기업실적 부진, 부동산시장 불확실성 등은 주요 리스크 요인에서 제외된 대신 글로벌 경기둔화 중국 금융·경제 불안이 새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이 1순위로 지목한 리스크를 살펴봐도 미·중 무역분쟁(39%)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미·중 무역분쟁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어 국내 경기 둔화 지속(21%), 글로벌 경기둔화(9%), 수출 감소 등 기업실적 둔화(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1년 이내(단기)에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비율은 13%로 6개월전(4%)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도 52%에서 53%로 소폭 높아졌다. 또한 1~3년(중기) 안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다'고 보는 비율은 34%에서 26% 하락한 가운데 '낮다'고 답한 비율은 24%에서 28%로 상승했다.

이처럼 금융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배경은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과도 관련에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조사 결과 '높다'고 답한 전문가가 55%로 5월 조사(55%)보다 상승했고. '낮다'고 답한 비율은 6%에서 4%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