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3세는 '마약 스캔들' 이후 자숙 중
대상家 두 딸은 각각 경영전략과 마케팅 주력
뮤지컬 배우 오뚜기 3세 함연지 '엄친 딸'로 인기

CJ, 대상, 오뚜기 등 식품업체 3, 4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핵심 계열사에서 능력을 키워가며 미래 그룹을 이끌 준비를 하는 오너가(家) 3, 4세가 있는 반면, 마약 흡입 등으로 회사 경영에서 배제된 3, 4세도 있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엄친 딸’로 인기를 얻은 후 회사 제품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도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29) CJ제일제당 부장은 현재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다. 해외 대마 제품 국내 밀반입 혐의로 지난달 24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후 일종의 자숙 기간을 갖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팀 팀장(부장) 직함만 유지할 뿐 회사 업무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이 부장은 대리, 과장 등을 거친 후 지난 4월 식품전략기획팀장에 올랐다. 당초 재계에선 올해 CJ그룹 연말 인사에서 이 부장이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지만, ‘마약 스캔들’이 터지면서 올해 이 부장의 임원 승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CJ그룹은 이번 주 CJ제일제당 등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다.

임창욱 대상 회장의 두 딸인 임상민(왼쪽) 전무와 임세령 전무.

대상은 임창욱 회장의 두 딸이 각자 영역에서 능력을 키우고 있다. 2012년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입사한 임 회장의 장녀 임세령(43) 전무는 현재 대상 식품 부문에서 브랜드 기획 및 마케팅과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2016년 대상 식품 부문 마케팅 담당 전무로 승진했다.

임 전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 아내로도 유명하다. 임 전무는 1998년 이 부회장과 결혼했고 2009년 이혼했다. 최근 배우 이정재와 사귀면서 화제가 됐고, 디올 등 해외 명품을 즐겨 입어 패션·연예계에서 ‘럭셔리 패셔니스타’로 잘 알려져 있다.

임 전무의 여동생인 임상민(41) 전무는 대상의 전략 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2009년 대상에 입사한 후 줄곧 전략기획팀에서 근무했다. 언니와 함께 2016년 전무로 승진했고, 현재 대상의 성장 전략과 신사업 기획 업무를 하고 있다.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율을 보면 임상민 전무가 최대 주주(36.71%)이고, 임세령 전무는 20.41%를 보유하고 있다.

KBS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 함연지(오른쪽)와 그의 부친 함영준 오뚜기 회장.

농심은 이제 막 3세 경영수업에 나섰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의 장남인 신상렬(26) 씨는 지난 3월 농심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지난해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신 씨는 현재 경영기획팀에서 근무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일반 사원과 마찬가지로 경영 전략과 기획, 예산 업무 등을 하면서 회사 경영 전반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장녀 함연지(27)씨는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회사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진 않지만, 자신의 SNS에 오뚜기 제품 사진을 올리며 오뚜기를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TV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고 당찬 모습을 보이면서 ‘엄친 딸’이란 호칭을 얻었다. 또 오뚜기 참기름과 관련, 함영준 회장의 전문 지식이 드러나는 휴대전화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