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고효율 연료전지, 미래에너지원으로 주목
포스코·두산·SK 등 대기업 연료전지 시장에 속속 진출

지난 4일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 거대한 열병합 발전설비 옆에 3층 개방형 구조물 두 곳에 가로 8.7m 세로 2.5m 높이 3.0m 하얀 컨테이너 26대가 빼곡히 차 있었다. 마치 거대한 배터리 박스 같은 이 컨테이너는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연료전지다. 이곳 동탄지사에 설치된 연료전지가 생산하는 전기는 총 11.44MW로, 2만5000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전기와 함께 생산되는 열은 8.8Gcal로, 9000세대에 공급되는 규모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연료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상시 발전할 수 있는 데다 좁은 공간에 발전 설비를 설치할 수 있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이 석탄을 활용하는 화력발전보다 친환경적이라고 하지만, 대규모 부지에 발전 시설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 파괴가 일어나고, 일조량이 적거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발전 가동률이 떨어져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연료전지 13대가 설치된 한국지역난방공사 동탄지사 연료전지 발전소.

하지만 연료전지는 1년 365일 멈추지 않고 상시 발전할 수 있어 가동률이 90% 이상이다. 공간 효율성도 높다. 연료전지가 1MW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공간은 약 179㎡에 불과하다. 태양광의 경우 1만9800㎡, 풍력이 3만9600㎡인 것과 비교하면 연료전지가 요구하는 발전 설치 면적이 얼마나 적은지 알 수 있다. 공간 효율성이 높으면 발전소 부지 선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 갈등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연료전지의 발전단가가 높아 범용 에너지원으로 확대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생산하는 연료전지의 시간당 판매 단가는 167.8원으로, 원자력보다 100원 높은 수준이다.

아직은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비용이 높아 도시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사용하고 있고, 연료전지 초기 투자 비용도 높은 수준이다. 국내 연료전지 발전소는 50개소로, 이들 연료전지 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은 375MW, 국내 총 발전량의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연료전지 시장에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발전단가가 낮아질 가능성은 크다. 김의경 한국에너지공단 실장은 "아직은 연료전지 발전 비중이 작지만 2022년까지 1GW로 발전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료전지가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으면서 민간 기업도 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달 회사 내 연료전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전문회사 '한국퓨얼셀'을 세웠고, 두산 역시 지난 10월 연료전지를 두산퓨얼셀로 분사했다. SK건설은 지난 9월 미국 블룸에너지와 연료전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