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11'의 실물 사진이 온라인에 유출되자 이 제품의 디자인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인덕션 같다'고 조롱받던 애플의 아이폰11프로와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흡사해서다. 유출된 갤럭시 S11 제품 사진을 보면 아이폰11프로와 같은 위치인 후면 왼쪽 위 카메라 모듈 안에 렌즈들이 배치돼 있다. 카메라 모듈 디자인도 후면에서 조금 돌출된 이른바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다. 돌출 부분이 거의 없는 기존 삼성 스마트폰의 일(一)자형 배치와 다른 형태다. 삼성은 이런 디자인으로 갤럭시 S11과 S11 플러스, S11e 모델에 후면 카메라를 각각 4개와 5개, 3개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삼성전자 갤럭시 S11(왼쪽)과 애플 아이폰11프로(오른쪽)의 뒷면 카메라 부분 사진. 다소 튀어나온 사각형 공간 안에 카메라 렌즈 여러 개가 모여 있는 모습이 서로 유사하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이 발표하는 스마트폰·태블릿PC의 디자인과 기능 등이 서로 비슷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두 업체가 과거엔 경쟁적으로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점점 여러 면에서 각 사 신제품이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애플을 따라가는 또 하나의 사례는 이어폰 단자다. 삼성은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10에서 플래그십(최고급) 모델로는 처음으로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단자를 없앴다. 삼성은 애플이 지난 2016년 내놓은 아이폰7부터 이어폰 구멍을 없앤 이후에도 계속 단자를 고집했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방영한 TV 광고에서는 유선 이어폰을 꽂으려면 별도 장치가 필요하다며 애플을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갤럭시노트10 출시 이후 이 광고를 삭제했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도 이어폰 단자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애플도 최근 삼성 제품과 비슷한 기능을 내놓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자사 운영체제 'iOS 13'을 업데이트하면서 스마트폰 배경화면과 메뉴를 검은색으로 바꿔 어두운 곳에서도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다크 모드'를 새로 적용했다. 삼성은 이와 비슷한 기능인 '야간 모드'를 지난해 말 처음 공개했다. 지난 2015년 아이패드에 도입한 디지털 펜(애플 펜슬)도 삼성전자가 2011년 갤럭시노트1에서 S펜으로 먼저 선보였다.

이런 '겹치기 현상'에 대해 한 전문가는 "삼성과 애플이 서로 제품을 따라 했다기보다는 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 같다"고 말했다. 최신 스마트폰 기술 종류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디자인이나 기능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의 갤럭시 S11 후면 카메라는 고성능 카메라를 구현하려면 이미지 센서와 렌즈가 커지기 때문에 '카툭튀' 디자인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