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의 주택시장이 심상치않다. 수원은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수요가 있지만, 노후화된 주택과 생활인프라 탓에 집값은 경기도 안에에서도 그다지 비싸지 않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걸 노린 수요자들이 도시정비사업 바람이 부는 영통·팔달구를 중심으로 몰리며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경기도 수원에 공급하는 ‘수원 하늘채 더 퍼스트’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원 아파트 매매가는 11월 25일 기준으로 한 주간 0.24% 상승했다. 전주(0.34%)보다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영통구와 팔달구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가파르다. 7월 초부터 11월 25일까지 수원 아파트 매매가는 1.84% 올랐는데, 팔달구와 영통구가 각각 2.63%, 3.89% 상승하며 강세를 이끌었다. 경기도 시·군·구 중 영통구보다 많은 오른 곳은 과천시(10.10%), 성남 수정구(5.33%), 광명시(4.92%), 하남시(5.07%) 정도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로는 평균 0.83% 오르는데 그쳤다.

청약시장에서도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코오롱글로벌의 ‘수원 하늘채 더 퍼스트’ 1단지 청약경쟁률은 평균 88.16대 1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광교신도시 분양 당시를 제외하면 약 10년 만에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이 진행된 2단지 역시 42.881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수원 주택시장이 요동치는 건 우선 새집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제어할만한 부동산 규제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보니 시장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원에서는 수도권 2기 신도시로 계획된 광교신도시와 신도시급으로 조성된 권선구 호매실지구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새 아파트가 없었다. 최근 수원역 인근에 ’수원역 푸르지오자이’ 등의 새 아파트가 공급됐지만, 여전히 도심 새 아파트 물량은 부족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원에서 입주 1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율은 67.5%다.

이런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거주환경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당장 내달 현대건설이 수원 팔달구 팔달6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을 분양한다. 수원시에 따르면 9월 18일 기준으로 재건축은 15곳, 1만382가구가 사업을 추진 중이고, 이중 관리처분계획인가를 2곳이 받았다. 재개발은 11곳이 추진 중인데,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난 곳은 8곳에 이른다.

팔달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원의 경우 기본적으로 주택 수요가 있는 지역이지만, 그동안 집값이 광교 등 새 아파트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만 올라 나머지 지역이 한참 동안 소외됐던 측면이 있다"며 "서울이나 과천 등과 달리 투기과열지구,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데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새집이 많이 공급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다 보니 최근 들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