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화장품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지속되어온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해제될 거란 기대에서다.

신라면세점 화장품 매장에서 라이브 방송 중인 왕홍 위얼.

왕이 국무위원의 방한 일정이 확정된 지난달 29일 한국화장품의 주가는 29.84%가 급등했다. 2일에도 5.77% 상승했지만, 3일 오후 12시 현재 7% 이상 떨어졌다. 토니모리도 29일 12.26%, 2일 2.42% 상승세를 보이다 3일 3% 가까이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도 2일 1.85% 올랐다가 현재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화장품 주가가 들썩이는 이유는 한한령이 해제·완화될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왕이 국무위원은 4일에서 5일 한국을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왕이 국무위원의 방한은 2015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그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정상화되면, 화장품과 면세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한다.

하지만 중국인의 화장품 소비가 개별 관광객이 아닌 보따리상(따이공)에 치우쳐 있어, 한한령 해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면세시장은 단체 관광객이 피크였던 2016년보다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 면세시장의 주요 변수는 관광객이 아니라 중국인 리셀러(재판매) 수요로 추정된다"라며 "한한령이 풀려도 면세 화장품에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나 연구원은 관광객 수요가 높은 오프라인 화장품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화장품 수출에서 중국 수출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 발표한 11월 화장품 수출 잠정치는 4억9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중국향 수출이 성장을 주도했다. 같은 달 중국향 화장품 수출은 2억3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 늘었다.

면세점도 화장품 판매 호조로 매월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 화장품과 향수 시장규모는 지난해 11조3천억원으로, 세계 화장품 면세시장(35조)의 32%를 차지했다. 아시아 화장품 면세시장에 차지하는 점유율이 60%로, 중국보다 크다. 올해 국내 면세 화장품 및 향수 시장규모는 약 1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