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가죽 사용에서 친환경 강조로 전환

현대자동차가 내년에 출시하는 제네시스 모델에 쓰이는 좌석용 시트 소재로 가죽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급 자동차 전용 브랜드인 제네시스 내장재에 친환경 제품을 선택한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에 출시하는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 모델 좌석 시트에 고기능성 플라스틱인 ‘열가소성 폴리에스테르엘라스토머(TPEE)’를 사용키로 했다. TPEE는 고무 같이 탄성이 높으면서도 금속에 준하는 강도를 가지고 있어 자동차 부품에 많이 사용되는 소재다. 1972년 미국 듀폰이 가장 먼저 개발했다.

올해 출시된 2020년형 제네시스 G70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제네시스 내장재로 가죽 대신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사용키로 한 것은 친환경성 때문이다. 가죽은 소를 키워 도살한 뒤 가죽을 벗겨내고, 다시 대량의 화학 약품을 써서 가공해야 한다. 또 가죽 원단을 재단해 자동차 내장재를 만드는 데 버려지는 부분도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고기능성 플라스틱은 환경 문제에서 시비가 덜하고, 재활용이 가능하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 유명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호와 협업해 시트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미국 뉴욕 패션 위크에 참석하는 이색적인 '업사이클링(단순 재활용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 제작과 폐차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현대차의 고민을 보여준 사례다.

플라스틱은 바닥 매트나 의자 안 충전재는 물론 엔진룸 일부 부품 등 자동차 내부에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재활용 플라스틱이나 천연 원료를 자동차 제작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친환경 소재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자 화학 업체들도 관련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도와 탄성이 뛰어나면서도 재활용이 가능한 신소재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높은 강성이 요구되는 자동차 부품에 다양하게 활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