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이 열린 부산 힐튼호텔 로비에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이 등장했다. 경주에 있는 실물을 홀로그램으로 재현한 것이었다. 각국 정상 내외가 로비로 들어설 때마다 신종 표면엔 해당 국가의 국기가 떠올랐다. 에밀레종이라고도 하는, 울림 깊은 종소리도 울려 펴졌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2003년부터 타종이 중단됐지만, SK텔레콤이 16년 전 마지막 종소리에 인공지능(AI) 음질 개선 기술 '5GX 수퍼노바'를 적용해 고음질로 되살린 것이다. IT(정보기술)와 5G 기술이 되살려낸 성덕대왕신종 앞에선 각국 정상들의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미얀마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내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내외 등 8국 정상들이 사진을 찍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이 열린 부산 힐튼호텔 로비에 등장한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 SK텔레콤은 성덕대왕 신종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해 깊은 울림의 타종 원음을 구현해냈다.

25~26일 부산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국 IT가 아세안 정상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SK텔레콤·KT 등 국내 통신업체들이 5G와 AI 등을 활용한 IT 한류를 선보인 것이다.

이날 만찬장에선 IT와 K팝이 접목된 색다른 공연이 펼쳐졌다. 한류 스타 가수 현아가 정상들 앞에서 노래하며 춤을 추자, 무대 옆 350인치 대형 스크린에선 로봇·여성 모습의 가상 댄서들이 현아와 함께 춤추는 장면이 떠올랐다. 동작 센서를 단 댄서의 동작을 초고속·초저지연 5G망을 통해 실시간 복제(digital twin)한 합성 영상으로 초현실적 칼군무를 연출한 것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대형 화면에 영화 같은 가상현실이 떠오르자 만찬에 참석한 각국 정상 내외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동작 인식 센서를 탑재한 특수의상 차림의 댄서가 춤을 추자 화면에는 똑같은 동작으로 춤추는 이미지가 실시간으로 등장한다. SK텔레콤은 동작 인식 기술과 5G망을 결합해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 공연에서 가수 현아와 가상 캐릭터 댄서들이 함께 춤추는 공연을 구현했다.

현대로템, KT와 SK텔레콤은 원격·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경호·경비 차량 'HR-셰르파'를 선보였다. 5G망에 연결돼 행사장 주변을 자율주행하면서 수상한 사람들을 감시하고 카메라로 현장 영상을 촬영해 관제 센터에 실시간 전송해주는 차량이었다. LG유플러스는 AI를 활용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홈트'를 선보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선보인 기술들이 동남아에서 5G·IT 한류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