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7만명 규모의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한 가운데 신차 판매가 감소하고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로 전환이 본격화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일본 닛산 자동차를 비롯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독일 폴크스바겐 등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며 "총 감축 인원은 7만명 규모로, 이는 해당 기업들에 종사하는 전체 인력의 4%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보도했다.

GM은 미국 내 3개 공장을 포함해 세계 7개 공장의 문을 닫으며 1만4000여명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도 공장 노동자 등 전체 인력을 1만2000여명 가량 줄일 방침이다. 포드는 지난 6월 이미 유럽의 공장 5곳을 폐쇄한 바 있다. 닛산자동차의 경우 생산 부문에서 1만2500명을 줄이기로 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전기차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3년까지 독일 내 생산 인력을 7000~8000명 감축하기로 했다.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의 GM 공장 근로자들이 볼트EV 차량을 만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신차 판매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0.5% 감소한 9581만대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선진시장인 미국에서 신차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3%, 유럽에서는 1% 감소했다.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도의 판매 대수도 5% 이상 줄었다.

세계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 신차 판매가 감소하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신흥 시장 확대 전략에 따라 신흥국 투자를 늘렸다. 2017년까지 글로벌 차 생산 대수는 계속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9563만대를 기록하며 9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기차 등 차세대 자동차로의 전환이 본격화하는 추세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체제 개혁을 추진하는 이유다. 내연기관이 없는 전기차의 겨우 휘발유 차량보다 부품 수가 30%가량 적게 들어가 조립 등에 필요한 인력이 적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인력을 약 10만명 감축했었다"며 "자동차업계가 시련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