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투자 금액도 16% 이상 감소했다.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부영 제외) 중 절반이 넘는 17개 그룹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줄었다. 반도체 시황 악화로 이익이 급감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해도 30대 그룹의 영업이익은 19.2% 감소했다.

국내 30대 그룹 내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72개 계열사의 3분기 누적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19조9406억원, 49조26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1.7%(15조9214억원), 영업이익이 50.5%(50조1765억원) 감소한 규모다.

30대 그룹의 전체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이 컸다. 삼성그룹과 SK그룹 두 곳의 영업이익 감소액만 각각 28조8793억원, 15조4687억원 등 총 44조3480억원으로 전체 그룹 감소액의 88.4%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 감소한 그룹은 이들 두 그룹뿐이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곳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은 지난해 3조6004억원에서 올해 5조4490억원으로, 유일하게 1조원 이상 늘었다. 공격적인 신차 투입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6조8032억원(74.1%), 14조3428억원(88.3%) 줄어 영업이익 감소액이 가장 컸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기아차로 지난해 1621억원에서 올해 1조1865억원으로 1조244억원(631.8%) 급증했다. 현대차도 279억원에서 9213억원으로 8934억원(3199.1%) 늘며 기아차와 현대차가 나란히 영업이익 증가액 1,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30대 그룹의 투자액은 54조3264억원으로, 지난해(5조1651억원) 동기 대비 16.6% 줄었다. 유형별로 설비투자 등 유형자산 취득액은 48조457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1%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등 무형자산 취득액은 5조8687억원으로 11.4% 늘었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투자를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034220)등이 투자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투자를 크게 줄이고 신규 투자에 나서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9개 그룹 가운데 투자를 늘린 그룹이 절반이 넘는 16곳으로 집계됐지만 전체 투자액은 줄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투자 감소액은 작년 동기 대비 5조3334억원(29.1%) 급감해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컸다. SK하이닉스의 감소액은 32851억원(30.1%)이었고, LG디스플레이는 2조5201억원(52.4%) 줄었다. 이들 3개사의 감소액(11조1386억원)은 전체 그룹 감소액(10조8387억원)보다 많았다.

올들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그룹은 KT(030200)로, 전년 동기 대비 6441억원(36.2%) 증가했다. #GS(3779억원, 35.2%), 한화(000880)(2393억원, 22.3%), 포스코(2333억원, 18.0%)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