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시먼웨이크필드 세계 68개국 조사...1위 홍콩, 2위 뉴욕
명동은 세계 비싼거리 9위...평당 年임대료 3600만원

홍콩의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가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쇼핑 거리로 조사됐다. 세계 10대 거리 중 5곳은 유럽, 4곳은 아시아, 1곳은 미국 지역이 차지했다.

글로벌 부동산정보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올해 68개국 448개 지역의 전세계 주요거리를 조사한 결과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임대료가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코즈웨이베이의 올해 임대료는 연평균 제곱피트당 2745달러(약 321만원)에 달했다. 평당 임대료로 환산하면 1억1556만원이다. 이는 30평 의류 매장을 하나 내는데 연간 약 36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11일 코즈웨이베이 거리. 홍콩 시위대가 벽돌을 던져 차량 통행을 막았다. 시위대가 지나간 이후 시민들이 벽돌이 떨어진 거리를 걷고 있다.

코즈웨이베이는 홍콩의 최신 유행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번화가다. 대형 쇼핑센터와 백화점을 비롯해 그레이트 조지 스트리트, 패션 워크 등은 인파로 붐비는 쇼핑 천국이다. 이 곳에는 베이비 디올, 버버리 칠드런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의 프리미엄 아동복인 시드 등 유아와 아동 명품숍이 있다.

그러나 최근 홍콩 시위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격화하고 있어 쇼핑거리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관광객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홍콩 교육당국은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등 모든 학교에 17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 한국인 학생을 포함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탈(脫) 홍콩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홍콩의 리테일 임대료는 최근 시위에 직면해 탄력성이 크지만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뉴욕 맨해튼 5번가가 연평균 제곱피트 당 2250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런던의 뉴 본드 스트리트는 3위를 기록했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1478달러)와 밀라노의 비아 몬테 나폴레오네 지역(1447 달러)이 뒤를 이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상위 10위 중 임대료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호주 시드니의 피트 스트리트 몰이다. 이 곳은 최근 1년간 임대료가 약 18% 오른 제곱피트 당 1076달러였다.

전세계에서 9번째로 비싼 거리로 선정된 명동

한국의 명동은 9위를 차지했다. 연평균 제곱피트당 임대료는 862달러(약 101만원)였다. 평당 임대료는 3636만원으로, 50평 매장을 빌리는 데 18억1800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늘며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 서울 중구 명동 주요 상점 공실률은 3.5%였다.

외국인 관광객의 명동 방문 비중은 2018년 83.8%로 2016년(81.1%), 2017년(78.3%)보다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1인 평균 지출금액은 1500달러(170만원) 수준이다. 전체 명동 상점 중 약 28%는 의류점(32개)이 차지했다. 18.5%는 화장품이었다. 총 71개 매장이 밀집해 있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본부 전무는 "명동은 화장품 로드샵의 매출 부진 영향으로 2018년 대비 임대료가 소폭 하락하며 지난해보다 한 계단 하락한 9위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세계 10대 거리에 포함되며 세계 주요 리테일 상권으로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