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9’에선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교수,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이사,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 강동화 뉴냅스 대표 겸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가 기술 발전에 따른 의료 환경의 변화에 대해 토론했다.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9’에서 토론하는 연사들. 왼쪽부터 이규성 삼성서울병원 교수,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이사,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 강동화 뉴냅스 대표 겸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토크는 김주한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김 교수는 "3D프린팅·인공지능·소프트웨어 등 ICT 기술과 이종(異種)장기 등 바이오 기술 발달이 의료 시스템의 미래를 새로 만들고 있다"며 "동시에 윤리적·기술적 문제는 물론 규제에 대한 고민도 커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의료 기술은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박상준 대표는 "기존에는 2년간 심장만 모델링한 연구자가 한 환자의 심장 MRI 영상을 3D로 모델링하는데 3일이 걸렸다"며 "인공지능을 접합하면 장기 하나가 아닌 전신을 모델링하는데 수초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규제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강동화 대표는 "소프트웨어 치료제는 꾸준히 업데이트 되는데, 매번 임상을 진행할 수는 없다"며 "약이나 기존 의료기기와는 다른 특별한 위치에 있는 만큼 규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표는 "현재 식약처는 이종세포를 세포치료제로 보고 있는데, 예를 들어 동물 각막을 세포 치료제로 간주할 수는 없다"며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어떤 규제 틀에 넣어야 하는가에 관해 식약처와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성 교수는 "세계적으로 규제 수준이 계속 높아지는 건 진입장벽을 만들기 위한, 이미 시장에서 자리잡은 국가들의 전략"이라며 "한국은 스스로 장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선 좀더 규제에 유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토론 참가자들은 기술 발달과 의료 윤리성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김성주 대표는 "이종세포 인체 이식은 5년내에, 이종장기 인체 이식은 10년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기술 이전에 윤리적·법적 문제를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다. 결국 윤리적 부문이 해결되기 위해선 세계적인 전임상 결과가 쌓여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화 대표는 "기술이 발달하며 의료와 휴머니즘간의 거리가 도리어 멀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디지털이 어떻게 환자를 껴안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