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 2019’에서는 다니엘 크래프트 싱귤래리티대 의대 학장, 제니퍼 브록던 노바티스 중앙연구소 총괄,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부사장)이 ICT(정보통신기술) 혁신을 의료분야에 상용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송시영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의 진행으로 이뤄진 오픈토크에서는 새로운 방식의 헬스케어 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 규제를 비롯해 개인정보 문제, 병원의 수익 구조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왼쪽부터 송시영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다니엘 크래프트 싱귤래리티대 의대 학장, 제니퍼 브록던 노바티스 중앙연구소 총괄, 카말 오바드 네뷸라 지노믹스 CEO.

손지웅 LG화학 부사장은 "한국의 경우 과거의 경제성장 경험이 대규모 장치제조 등을 기반으로 한 성공인만큼 기존의 틀에서 사고 방식을 바꾸는 게 어렵다"며 "정부의 규제 환경이 구시대적이라서 맞지 않는 옷을 바꾸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의과대학은 이해관계에 따라 흩어져있고 교수가 되면 국가연구비에 대한 의존도가 90%가 넘는다"며 "헬스케어 산업이 혁신을 위해 나아가는 단계에서 이해관계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융합과 혁신을 위해서는 제도 자체를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트 학장은 의료 산업의 최전선인 병원의 인적자원 활용을 위해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신기술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헬스케어 산업 종사자들은 과학 기술의 등장에 버거워하고 있다"며 "AI나 가상현실을 활용해 병원의 업무 자체를 효율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료 혁신을 하나로 융합하는 것도 과제다. 크래프트 학장은 "센서, 유전학 플랫폼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혁신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를 연결하고 규제에 맞춰 발전시키려면 융합을 촉진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부사장도 "한국의 헬스케어 혁신을 위해 보상이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며 "혁신은 하나의 퍼즐 조각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혁신과 이를 연결하는 기술 융합에 대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조기진단, 예방, 치료라는 3개의 측면에서 볼 때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 지 살펴보고, 정부 지출 등을 고려한 흐름 속에서 목표를 잡아야 한다. 기술만 생각하면 환자에게 정작 뭐가 필요한 지 놓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