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호텔체인과 대기업들이 비즈니스 호텔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비즈니스 호텔은 투자 비용이 특급호텔보다 덜 들어가는 데다 호캉스(호텔·바캉스 합성어) 열풍에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호텔은 도심에 있는 호텔로 식당 등의 부대시설을 최소화하고 객실 위주로 영업하는 호텔이다. 특급호텔보다 가격이 30% 정도 저렴해 15만원 내외이며, 주로 3~4성급 호텔을 이른다.

대기업, 외국계호텔이 비즈니스 호텔을 늘리고 있다. 일본계 비즈니스 호텔 체인 토요코인은 지난 10월 울산광역시에 국내 12번째 지점을 열었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후년까지 비즈니스 호텔의 개장이 이어진다. 호텔신라(008770)는 신라스테이를 현재 11개점에서 2021년까지 2개점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파르나스 호텔도 지난 10월 인사동에 나인트리 3호점을 연 데 이어 내년 1월에 서울 동대문점, 내후년에는 판교에 문을 열 계획이다. 비즈니스호텔로 관광객과 기업고객, 호캉스족까지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비즈니스급 호텔 브랜드 ‘목시’는 지난 12일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목시는 아시아 국가 중 일본·인도네시아에 이어 3번째로 한국에 진출하게 됐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내년 상반기 부산 송도(페어필드)와 수원 광교(코트야드 메리어트)에도 비즈니스급 호텔을 연다.

서울·수도권 외에도 전국에 비즈니스 호텔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의 비즈니스호텔 체인 토요코인은 올해 울산과 대구에 2개점을 추가로 열면서 전국에 총 12개 호텔을 운영하게 됐다. 내년에는 전주에 라한호텔, 세종에 머큐어 앰버서더가 새롭게 들어선다.

호텔업계가 비즈니스 호텔을 늘리는 이유는 수익률이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낮아 가성비가 좋고, 도심에서 멀리 가지 않아도 호캉스를 즐길 수 있어 특급호텔보다 찾아가기 쉬운 편이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중소형 비즈니스 호텔은 빠르면 4~5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고 자금을 활용하기에 좋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다른 나라를 봐도 국민총생산(GNP)이 3만달러 이상이면 호캉스가 문화로 자리잡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도 "럭셔리호텔보다 비즈니스호텔의 인지도와 수익률이 좋은 편"이라며 "비즈니스 호텔 시장이 치열해 멤버십이나 식음료, 트렌디한 분위기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호텔이 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신라스테이는 매년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라스테이의 영업이익은 2016년부터 3년 간 5억5000만원→37억1900만원→74억7300만원으로 늘었다.

GS리테일의 파르나스 호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도 영업이익의 2배 정도인 57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호텔은 올해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L7의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의 관광객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만 치열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호텔 수가 빠르게 증가했으나, 중국인 관광객이 사드 이후 줄면서 일부 호텔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비즈니스 호텔 관계자는 "비즈니스 호텔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어 마케팅력이 약하거나 온라인여행사(OTA)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호텔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도 "중국인 고객들의 점유율이 높았는데 사드 보복 이후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타격이 컸다"면서 "현재는 동남아, 일본 등 고객들을 다양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