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쿠프먼 클라우데라 부사장 인터뷰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1위… 美 정부도 사용

"미래엔 스마트 기기가 실질적 의사결정 기능을 가지게 될 것으로 봅니다. 운전을 하려고 차에 오르면 자율주행차가 최적 경로를 알아서 찾아주고, 보험 창구에 있는 단말기가 신규 고객의 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즉각적으로 판단해 직원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난 미국 클라우데라의 프레드 쿠프먼(Fred Koopmans) 제품관리 부사장(VP)은 "아직까지 빅데이터 분석은 초기 단계(early stage)에 있지만, 앞으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자동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기업은 이를 의사 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레드 쿠프먼(Fred Koopmans) 클라우데라 제품관리 부사장이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분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현재의 데이터 플랫폼은 데이터를 수집해 중앙에서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점차 의사결정 자동화 도구로 발전할 것으로 봤다. 또 미래엔 이 과정이 말단(edge·에지) 기기 차원에서도 이뤄질 수 있으며 스마트 기기에 빅데이터 분석이 결합되면 자동 의사결정 기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험 가입 창구에서 ‘부정 방지(Anti-Fraud)’ 기능이 작동해 의심스러운 가입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식이다.

빅데이터는 단순 의사결정뿐 아니라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략적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도 있다. 그는 특히 사물인터넷(IoT), 5G(5세대), 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빅데이터 활용 추세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쿠프먼 부사장은 "3~4년 전만 해도 기업들이 데이터가 아닌 직관, 일부 경험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며 "데이터가 있어도 어디에서 찾을지,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선보인 ‘클라우데라 데이터 플랫폼(CDP)’의 목적은 기업이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기업뿐 아니라 정부 등 공공분야에서도 조세포탈, 안보, 통계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클라우데라 데이터 플랫폼(CDP) 사용 사례.

클라우데라는 200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세계 1위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개발 솔루션) 업체다. 구글, 야후, 페이스북, 오라클 등 글로벌 IT 업체 개발자 출신들이 데이터 수집, 처리, 관리, 활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의기투합해 회사를 만들었다. 데이터 관리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술·소프트웨어인 ‘하둡(Hadoop)’을 창시한 더그 커팅도 클라우데라에서 수석 설계자로 근무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 주요 기업들은 빅데이터 분석과 미래 예측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관련 솔루션을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을 비롯한 9개 글로벌 제약 회사, 독일 도이치텔레콤을 비롯한 10개 글로벌 통신사, 미국을 비롯한 40여 개국 정부가 클라우데라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선 LG유플러스(032640), KB국민은행, 삼성화재 등이 클라우데라의 고객이다. 자동차 제조업체, IT 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클라우데라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클라우데라는 본격적으로 열린 빅데이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업계 2위 ‘호튼웍스’와의 합병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올해 초 합병을 마무리한 후 관련 인력을 신제품 개발에 투입,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쿠프먼 부사장은 "합병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피할 수 있게 됐고, 규모 확장도 가능해졌다"며 "합병 후 8개월 만에 CDP를 선보였고, 기존 역량의 10배를 차세대 제품에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CDP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빅데이터 담당 이대식 전문위원은 "5G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 활용법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며 "방대한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도출해 고객의 특징을 고려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