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그룹이 아시아나를 인수해 항공산업뿐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이동 편의 서비스) 그룹으로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30분의 기자회견 동안 정 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자신 있게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HD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재계 순위는 33위에서 17위 정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정 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현대자동차를 본궤도에 올려 '포니 정'으로 불렸던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그도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1996년부터 3년간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현대그룹 분리 과정에서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갔고, 정 회장 일가는 현대산업개발을 맡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이번 인수는 과거 부친과 함께 몸담았던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애정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HDC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정 회장의 집념에 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주변에 "항공업이 건설업보다 리스크는 더 작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재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회사로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항공업은 HDC현대산업개발그룹이 현재 운영하는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정 회장은 "항공사들이 기내 면세 사업을 하고 있다. 면세 사업에서 물류나 구매 측면에서 분명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계약을 하고 나면 좀 더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강화다. 이를 위해 시장 점유율이나 회사 성장을 위해 더 좋은 방안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명칭 변경 등과 관련해서도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