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가 12일 진로 소주병 교환을 합의했다. 앞서 두 업체 간의 갈등으로 진로 소주병 420만개가 롯데 주류공장에 장기간 방치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롯데주류 강릉 공장에 쌓여있는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투명 공병 420만여개.

두 기업은 2008년에 합의된 조건(병당 10.5원)에 따라 병을 교환한다. 이어 내년 2월까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된 객관적 선별 교환비용을 바탕으로 추가정산을 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는 투명한 병에 담아 출시한 '진로이즈백'을 이유로 갈등을 빚었다. 소주 제조사들은 공병 재사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2009년 자율협약을 맺고, 같은 모양의 360mL 초록색 병을 공통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하이트진로가 '뉴트로(새로운 복고) 열풍'을 타고 투명한 병에 담아 출시한 '진로이즈백'이 2000만병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자 지역 소주 업체인 무학 등도 다른 모양의 소주병을 사용하면서 '공용병 사용 자율협약'이 사실상 깨지게 됐다.

이에 롯데주류는 "하이트진로가 자율협약을 어겼다"며 "투병한 병을 별도 분류하는 데 드는 비용을 내고 가져가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하이트진로는 "롯데주류의 '청하'도 병 모양이 다르지만, 별도로 분류한 뒤 병당 10.5원의 비용을 받고 돌려준다"며 "투명한 공병도 그 정도 비용을 받고 돌려달라"고 맞섰다.

두업체의 갈등에 뒤늦게 환경부도 나섰다. 환경부는 공통의 초록색 병이 아닌 소주병을 재분류해서 돌려주는 데 드는 비용을 객관적으로 산출하겠다며 외부에 용역을 맡기기로 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이형병을 재사용하는 데 생기는 문제점과 추가 발생비용을 파악해 교환 비용, 방식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