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누구'에 아이린 이어 새해 SM타운 가수 목소리 지속적으로 탑재
KT '기가지니' 박명수, 네이버 '클로바' 유인나...아마존 '에코'도 사무엘 잭슨 활용

지난 9월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NUGU)'가 출시 3주년을 맞았다.

인공지능(AI) 스피커 라인업이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용자 입장에서 각 기기 간 기능적인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AI 스피커 제조 기업들은 기기에 유명 스타의 목소리를 탑재하거나 사용자 개인 취향에 맞춘 음성 기능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12일 SK텔레콤(017670)에 따르면 내년부터 AI 스피커 ‘누구(NUGU)’에 아이린 외에도 SM타운 소속 가수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태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EXO) 등 가능성은 다양하다.

SK텔레콤은 최근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AI 스피커 ‘누구(NUGU)’에 ‘누구 셀럽 알람’ 기능을 선보였다. 첫 셀럽으로 유명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인 아이린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 기능을 통해 누구 사용자는 아이린의 목소리를 통해 일정 등 다양한 알람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아이린의 목소리로 자신만의 애칭을 네 글자 이내로 직접 설정해 듣는 것이 가능하다. 한 예로 아이린이 "(경탁씨) 밥먹자", "(자기야) 일어나"라면서 옆에서 속삭이는 것이다.

SM 소속 가수 레드벨벳의 멤버인 아이린의 목소리가 ‘누구’에 탑재됐다.

SK텔레콤은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음성합성(DNN-TTS, Deep Neural Network-Text To Speech) 기술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특정인의 음성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진짜 목소리처럼 구현하는 것이다. 당장은 SM과의 아이린 음성 사용료 및 품질 안정화 등의 문제로, 누구 셀럽 알람과 SMTOWN 스케줄 외 메뉴에서는 아이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린은 AI 누구에 탑재된 첫 유명인으로,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TTS 기술을 통해 다른 메뉴나 기능에서도 아이린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특히 내년에도 SM 소속 가수 중 인지도 있는 인물들의 목소리가 누구에서 구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KT(030200)는 지난해 자사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P-TTS(개인화 음성합성) 기술을 통해 개그맨 박명수 목소리를 구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박명수를 이겨라'란 퀴즈 게임을 한시적으로 서비스했다.

KT 관계자는 "새로운 셀럽을 통한 목소리 서비스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KT 기가지니2.

대신 KT는 엄마나 아빠가 300문장을 스마트폰을 통해 녹음하면, AI가 딥러닝을 통해 동화를 만들어내고 이를 기가지니가 읽어주는 ‘내 목소리 동화’를 연내 서비스 목표로 베타 테스트 중이다. 영어 동화 버전도 6개월 이내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 콘텐츠 유형과 사용자 취향에 맞춘 감성 지능형 대화 기법도 선보인다. 사용자가 AI 스피커의 대답이 딱딱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하면 친근한 말투로 대하는 ‘내 친구 지니’를 부를 수 있다. 뉴스 등 정보를 찾을 때는 ‘차분한 지니’를 호출할 수 있다. 차분한 지니의 목소리는 KT 사내 아나운서가 녹음했다.

KT 기가지니에 구현될 감성 지능 대화 기능.

LG유플러스(032640)는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의 AI ‘클로바(Clova)’ 플랫폼을 활용해 AI 스피커를 제공 중이다.

네이버 AI 스피커 클로바와 플랫폼은 동일하지만, LG유플러스 AI 스피커에서는 IPTV 연동과 웅진북클럽 등 일부 전용 기능이 탑재돼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클로바에는 배우 유인나의 목소리가 탑재됐다. 특히 ‘유인나의 연애상담’ 기능을 통해 "새로운 데이트 코스 추천해줘", "소개팅에서 어떤 얘기 해?", "애정표현 어떻게 해?"와 같은 질문에 유인나가 답해준다.

배우 유인나.

향후 추가 셀럽 탑재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네이버 클로바 플랫폼 (계획)에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035720)도 올해 4월 자사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 유튜버 도티, 잠뜰, 헤이지니, 허팝과 제휴를 맺고 이들의 음성을 서비스 중이다.

AI 스피커에 셀럽 목소리를 구현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아마존은 지난 9월 유명 배우 사무엘 L. 잭슨의 목소리를 AI 스피커에 탑재, AI 비서 알렉사의 목소리로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