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연기·중단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모 코스닥벤처펀드 상품의 19%(38개)가 연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스닥시장이 부진한 데다 라임 사태 여파로 환매 요청이 늘면서 코스닥벤처펀드에 담긴 메자닌(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자산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지난해 4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 주도로 기획된 펀드다. 펀드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 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이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에 투자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가 일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8일 조선비즈가 확보한 헤지펀드 수익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사모 코스닥벤처펀드 199개 중 38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아이앤제이자산운용의 ‘아이앤제이 벤처기업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호’로 연초 대비 마이너스(-) 90.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라임 스마트 코스닥 벤처투자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 종류C’와 ‘라임 스타 코스닥 벤처투자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 종류C-s’는 각각 -27.81%, -25.8%로 뒤를 이었다.

‘알펜루트 오크트리 코스닥벤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종류 A’와 ‘한&파트너스 코스닥벤처 블루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라임 라이징 헤지 코스닥 벤처투자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 종류A’도 수익률이 -20% 이하로 떨어졌다. 라임자산운용이 출시한 코스닥벤처펀드는 총 5개로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코스닥벤처펀드는 올해 부진했던 코스닥시장 장세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진단했다. 코스닥벤처펀드 규정상 펀드 자산의 35% 이상은 벤처기업 또는 코스닥 상장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형에 비해 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강한데 투자한 코스닥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펀드 전체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연기 여파가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임의 코스닥벤처펀드에도 환매 연기 우려가 일면서 다른 운용사의 펀드상품에 대한 환매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환매를 위해 운용사가 급하게 CB나 BW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낮은 가격에 팔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펀드의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 사모 코스닥벤처펀드의 70%는 만기 내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상품이지만, 만기가 1년~1년 6개월로 짧거나 개방형인 경우에는 최근 상환 또는 환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우려와 달리 플러스 수익률을 낸 펀드도 많다. 나머지 161개 펀드 중 0%의 수익률을 기록한 2개 펀드를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파레토자산운용의 ‘파레토 블루베리코스닥벤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C-S’는 유일하게 4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리에이원코스닥벤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메테우스코스닥벤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등 7개 펀드의 수익률이 30%를 넘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