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매출 65% CJ제일제당 '휘청'...25% 이익 감소 예상
美 쉬완스 인수 차입 부담...CJ 주가 40% 하락
CJ ENM도 프로듀스 투표조작으로 내홍...이재현, 세대교체 나설듯

CJ그룹이 올해 임원 수를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인적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조만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현재 임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오는 19일께 열릴 경영회의에 앞서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임원 수를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돼 내부에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CJ는 국내 75개, 해외 370개 등 총 44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재계서열 14위 그룹이다. CJ는 해외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진행해 2020년 매출 100조원(해외 매출 비중 70% 이상)을 달성하는 그룹 경영 비전 '그레이트 CJ'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외형을 키우기보다 수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CJ그룹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CJ제일제당(097950)이다. CJ제일제당은 CJ 매출의 65%를 책임지고 있다. 이어 CJ ENM, CJ프레시웨이가 각각 13.5%, 8.8%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 실적은 그룹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11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는 CJ제일제당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 가량(대한통운 실적 제외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식품가공회사 ‘쉬완스’ 인수합병 효과를 제외하면 올해 전체적으로도 27% 가량 이익이 줄 것이란 설명이다. 이는 업황이 부진한 이유도 있지만 올 3월 쉬완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부담이 커진 데 기인한다. CJ는 올초 약 2조원을 들여 쉬완스 지분을 인수, 금융부채가 19조원(6월말 기준)으로 늘었다. 연간 6000억원 이상의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탓에 CJ 주가는 올해 3월 중순 고점대비 4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 하락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시장대비 30% 이상 추가 하락한 것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주력 자회사 CJ제일제당의 실적부진"이라며 "하반기에도 크게 개선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CJ제일제당의 향후 관전포인트는 재무구조 개선 여부"라며 "시설 투자 축소와 가양동 부지 매각, 생물자원 사업부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 CJ ENM도 상황은 좋지 않다. CJ ENM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15% 줄어든 64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43% 감소한 301억원이었다.

증권업계는 CJ ENM의 3분기 이익이 전년보다 11% 늘어난 85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영화 엑시트(940만명)와 나쁜녀석들(450만명)이 흥행했지만 연결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CJ ENM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 투표 조작 논란에 휘말리며 안준영 PD가 구속되면서 회사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 PD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 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의 유흥업소에서 40차례 이상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접대액은 1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임원들이 작년에 대거 승진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정반대"라며 "이재현 회장이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나이가 많은 임원들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