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초 앞좌석 센터에어백 도입
AI로 운전자 습관 익혀 자율주행에 반영
가격은 6000만원 초반~8000만원 중반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SUV인 GV80이 오는 28일 공식 출시된다. 제네시스는 이날 미디어 발표회를 통해 GV80의 외관과 주행성능, 주요 안전·편의사양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경기 하남에 위치한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GV80 쇼케이스’에서 전시된 GV80 콘셉트카

6일 현대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제네시스 GV80은 지금껏 출시된 신차에서 볼 수 없었던 여러 최첨단 IT 기술이 적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와 어깨를 겨룰만한 주행성능과 소비자들의 소소한 요구까지 반영한 각종 편의사양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GV80은 브랜드 출범 5년째를 맞는 제네시스가 보다 젊고 활동적이며 고급스러운 ‘뉴 제네시스’로 재도약했음을 알리는 프리미엄 SUV"라며 "다양한 첨단 기능이 적용된 ‘개인화 모빌리티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관과 내장 디자인을 제외하고 지금껏 공개됐거나 현대차그룹 관계자를 통해 입수한 자료 등을 토대로 제네시스 GV80에 적용된 주요 기능과 사양, 서비스 등을 정리해 봤다.

◇ 차 안에서 결제하고 주행 중 ‘카톡’도 쓴다…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탑재

제네시스 GV80에 적용된 여러 정보통신기술(ICT)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결제를 할 수 있는 ‘카 페이먼트(car payment)’다. 제네시스는 SK를 비롯한 여러 제휴사들과 연계해 GV80에 등록된 차량번호만으로 자동 결제가 가능한 기술을 적용했다. 만약 GV80 운전자가 SK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경우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휴대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내역이 저장돼 정산된다.

제네시스 GV80에는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탑재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주행 중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점도 이색적인 기능이다. GV80은 수신된 카카오톡 메시지를 차량이 운전자에게 읽어준다. 자연어 음성인식기능이 적용돼 주행 중 말을 하면 자동으로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로 변환돼 송신한다.

GV80에 적용되는 첨단 ICT의 ‘백미(白眉)’는 운전자의 성향을 파악해 차가 스스로 주행에 적용하는 부분자율주행 기능이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SCC-ML(머신러닝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GV80부터 탑재할 예정이다.

GV80의 자율주행 센서 장착 예상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은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해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자율주행을 해주는 기능으로 ADAS(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의 주요 기술 중 하나다. SCC-ML은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 운전자의 주행성향을 차가 스스로 학습해 SCC 작동시 운전자와 거의 흡사한 패턴으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도 국내 최초로 탑재된다. 이 내비게이션은 디스플레이에 홀로그램을 투영해 실제 도로와 건물 위에 이동방향과 제한속도, 위험경보 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제네시스는 이 밖에 GV80의 센터페시아에 필기 입력이 가능한 13.5인치 와이드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이 배치했다. 전동인식이 가능한 펜으로 주행에 앞서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쓰면 자동차가 자동으로 이를 인식해 길을 안내한다. 또 12.3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다이얼타입의 전자제어식 조향 시스템(SBW) 등도 적용됐다.

◇ 3.5 가솔린 모델, 최고출력 380마력

제네시스 GV80은 3.0 디젤과 2.5 터보 가솔린, 3.5 터보 가솔린 등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이 가운데 디젤 모델만 15일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돼 올해 출시된다. 2.5 가솔린과 3.5 가솔린 모델은 내년 2월 15일부터 양산돼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중국 등으로 수출된다.

3.0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kg·m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는데 6.8초가 걸린다. 2.5 가솔린 모델의 최고출력은 304마력, 최대토크는 43kg·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6.9초다. 3.5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kg·m의 힘을 내며 정지 상태에서 5.7초만에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3가지 트림 모두 8단 미션이 적용된다.

지난달 23일 열린 국제 파워트레인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G3.5 T-GDi 엔진. 이 엔진은 GV80에 탑재된다.

후륜 기반의 대형 SUV인 GV80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모았던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크기로 제작된다. 5인승 모델을 기본형으로 하며 7인승 옵션 모델도 제작된다.

GV80의 전장은 4945mm, 전폭은 1975mm, 전고는 1715mm, 휠베이스는 2955mm로 각각 설계됐다. 팰리세이드는 전장 4980mm, 전폭 1975mm, 전고 1750mm, 휠베이스는 2900mm다. 팰리세이드에 비해 차체의 전체적인 길이는 짧고 휠베이스는 더 길다.

외관 디자인은 폭이 좁은 네 개의 헤드램프가 배치된 모양의 쿼드램프와 함께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대형세단인 G90 부분변경 모델과 흡사한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된다. 바퀴는 3가지의 서로 다른 형태로 디자인되며 19인치, 20인치, 22인치 타이어가 탑재된다.

안전과 편의사양도 지금껏 출시된 신차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적용됐다. GV80은 윈드쉴드 1, 2열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붙이고 토크컨버터 진동저감장치 등을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줄였다.

에어백은 10개가 적용되는데 현대차 최초로 앞좌석 중앙에 센터에어백이 탑재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밖에 미세먼지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표시하고 실내 공기를 정화시키는 첨단 공기청정기도 탑재된다.

◇BMW X5·벤츠 GLE보다 3000만원 저렴

제네시스 GV80과 BMW X5, 벤츠 GLE의 각 제원과 가격 비교

현대차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제네시스 GV80의 국내 출시가격은 6000만원대 초반부터 8000만원대 중반 사이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엔진별로 보면 2.5 터보 가솔린 모델이 6000만원대 초반에서 중반에 판매되고 3.5 터보 가솔린 모델은 하위트림이 6000만원대 후반, 상위트림은 8000만원대 초반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3.0 디젤 모델은 6000만원대 후반부터 8000만원대 중반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당초 제네시스 GV80의 기본 최저가격을 5000만원대로 맞추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9000만원대에서 1억원대에 판매되는 수입차 경쟁모델과 비교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최저가격을 6000만원 이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GV80의 경쟁모델로 꼽히는 BMW X5 디젤 모델은 9790만원에서 1억950만원에,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9030만원에서 1억1050만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