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減稅)가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것보다 경제성장에 1.8배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3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세금을 줄일 때 국내총생산(GDP)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감세 승수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1.02로 나타났다. 세금을 100원 깎아주면 연간 GDP가 평균 102원 증가한다는 뜻이다. 반면 재화와 용역 구입을 위한 정부 지출 승수는 연평균 0.58로 감세 승수의 57%에 불과했다. 정부가 100원을 지출했을 때 연간 GDP는 58원 늘어난다는 것이다.

감세 승수와 정부 지출 승수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은 정부 지출이 연금 지급, 사회간접자본 투자, 물건 구입 등 직접적 통로를 통해서만 GDP에 영항을 미치는 데 반해, 감세는 경제주체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기업에 대한 세금을 낮추면 기업이 세금 대신 확보한 재원으로 투자를 늘리고, 근로소득세를 줄여주면 임금 상승 효과가 있어 소비 여력이 늘고 취업 동기도 강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체 국세 수입 중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지난해 기준 55%에 달해 2001년(40%)에 비해 15%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2016~2018년 법인세 또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상한 국가는 7개국이었는데 우리나라는 인상 폭이 둘째로 높았다. 나머지 국가는 세율을 인하하거나 동결했다. 미국은 법인세율을 13.1%, 소득세를 2.6%씩 내렸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법인세 및 소득세율 인상은 감세 정책이 주를 이루는 선진국과는 거리가 있다"며 "특히 정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세금을 더 걷을 경우 증세에 따른 GDP 감소 효과가 정부 지출에 따른 GDP 증가 효과보다 압도적으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