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국내 증시에서는 게임주들이 롤러코스터를 탔다. '중국이 한국 게임에 다시 문을 열었다"는 한 보도 때문이었다. 2017년 3월을 끝으로 한국 게임에 대한 서비스 허가증(版號·판호) 발급을 완전히 중단했던 중국 정부가 한국산에 허가증을 내줬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중국 게임을 한국 게임으로 오해한 보도임이 드러나면서, 상한가를 치며 폭등했던 주가는 다시 주저앉았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판호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보여주는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과 사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2016년부터 권고 사항이던 모바일 게임 허가증 발급을 의무 사항으로 변경하며 한국 신규 게임에 문호를 닫아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3월 한국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을 마지막으로 한국 게임에 대해서는 완전히 빗장을 걸어 잠갔다. 그로부터 2년 8개월간 중국 정부의 허가증을 받은 한국 게임은 '0건'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 3년간 중국 게임에 국내 시장을 사실상 다 내줬다. 한국 모바일 게임 상위 매출 10개 중 5개가 중국 게임이다. '리니지M'이 1위로 한국 게임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지만, 중국 게임이 2·3·5·7·8위로 오히려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 갈등이 불거지기 훨씬 이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전략적으로 중국 게임 업계를 육성해왔다.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게임은 반드시 중국 업체를 통해서만 서비스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자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의 개발 노하우를 빠르게 따라잡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한때 '산자이(山寨·짝퉁) 게임'으로 무시받았던 중국 게임들은 이제 국산 게임보다도 화려한 그래픽과 콘텐츠로 무장해 경쟁력 면에서 한국 게임업계를 완전히 추월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중국 정부가 서비스를 허가해준다고 해도 국산 게임이 예전처럼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잃어버린 3년이 한국 게임에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