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장은 골프 대중화의 1등 공신이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 멀리 나가지 않고도 실내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20~30대 젊은 층도 대거 골프에 입문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의 스크린골프장은 8000개,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골프 인구는 636만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의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단순히 골프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자세를 교정하는 등 교육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초당 400장 고속카메라로 구질 분석

스크린골프의 핵심 기술은 공과 클럽(골프채)의 위치를 정확하게 센서가 인식해 측정하는 것과, 그 측정값을 컴퓨터 그래픽상으로 정교하게 구현하는 것이다. 업계 1위인 골프존 '투비전' 시스템의 경우 이용자의 머리 위(탑센서)와 옆(사이드센서) 두 곳에 센서를 부착해 공의 위치를 측정한다. 이용자가 클럽으로 공을 치면 이를 초당 400장의 고속 촬영 카메라로 인식한다. 이를 통해 클럽의 궤적과 클럽헤드(골프채 끝)가 공에 맞는 각도, 공의 속도와 이동 방향을 측정하게 된다.

서울 도심의 한 스크린골프장에서 이용객들이 팀을 이뤄 골프를 즐기고 있다. 스크린골프장 시뮬레이터는 이용자의 머리 위(탑센서)와 옆(사이드센서) 두 곳의 센서로 공의 위치를 파악한다.

이용자의 스윙 관련 데이터는 '기준(reference) 데이터'와 대조를 통해 더욱 정밀해진다. 실제 골프를 할 때는 동일한 힘과 방향으로 공을 쳐도 다양한 변수에 의해 그 공의 궤적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약 10만 건의 기준 데이터값과 대조를 통해 실제 이용자가 친 공이 왼쪽으로 살짝 휘는 드로(draw)인지, 오른쪽으로 휘는 슬라이스(slice)인지, 공이 바닥에 떨어진 뒤 얼마나 굴러갈지 등이 사실감 있게 구현된다.

스크린에 펼쳐지는 골프장 영상을 실제 필드를 옮긴 것처럼 구현하는 데도 공을 들인다. 골프존의 경우 다양한 지형의 골프장 300여개를 드론으로 촬영해 이를 3D(입체) 스캐너로 분석했다. 이렇게 형성된 3D 지도에 잔디(그린·페어웨이), 모래(벙커), 물(해저드) 등 각 바닥의 종류에 맞는 변수를 입력한다. 여기에 더해 클럽하우스나 페어웨이, 나무 등 골프 코스에 있는 지형지물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해 현실감을 더한다.

교육용 스크린골프 코스도 등장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가 정교해지며 최근에는 골프 레슨에도 활용되고 있다. 보다 정밀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정밀하게 얻어내고, 이를 이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용 시뮬레이터의 특징이다. 골프존의 교육용 시뮬레이터 GDR(골프존 드라이빙 레인지)은 초고속 카메라가 초당 2000장의 속도로 이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그만큼 더 정교해지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의 골프 시뮬레이터가 필드처럼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면, GDR은 '골프 스윙'을 제대로 분석하는 데 집중한 장비"라며 "분석한 정보는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6개의 상이한 골프 코스가 정기적으로 교체돼 다양한 코스에서 실전 경험이 가능하다. 카카오VX가 최근 내놓은 '티업레인지'의 경우 이용자가 연습하고자 하는 유의미한 스윙의 데이터만 선별 저장해 보다 의미 있는 통계 지표를 확인할 수도 있다. 또 드라이버, 웨지 등 클럽별로 안착률·비거리 등을 분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