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침대 매트리스 생산업체 지누스와 리츠 시장 '최대어'로 불리는 롯데리츠가 거래 첫날 급등했다. 이날 지누스는 공모가(7만원)를 5%가량 웃도는 7만3500원으로 장을 시작해, 시초가 대비 12.93% 상승한 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누스의 상장사 복귀는 14년 만이다. 지난 1979년 캠핑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진웅기업'으로 설립돼 1989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위기를 맞아 2005년 상장 폐지됐다. 이후 이 회사는 주력 사업을 매트리스, 베개 및 가구사업으로 바꾸면서 부활하기 시작했고, 2005년 세계 최초로 '소형 박스 포장 매트리스'의 상업화에 성공했다. 온라인 판매에도 나서면서 북미 시장 온라인 매트리스 1위 사업자가 됐다.

이날 롯데리츠도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해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 10개 유통 매장에서 거두는 임대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회사로, 지난 11일 마감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63.3: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4분기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두 종목이 성공적으로 데뷔함에 따라 올해 부진했던 IPO 시장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분기까지 부진했던 IPO 시장

지난 2016년 IPO 시장 공모 금액(코스피 및 코스닥 신규 상장 기준)은 6조4000억원이었고 이듬해인 2017년엔 8조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엔 공모 금액이 2조8000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 3분기까지 공모 금액은 1조9000억원에 불과했다. 미·중 무역 분쟁 등 악재에 국내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기업들이 IPO를 철회하거나 늦췄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 상장한 종목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도 IPO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종목은 46개(스팩상장, 우리금융지주 제외)로, 이 중 절반이 넘는 24개사의 주가가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올해 상장한 기업의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는 평균 6.7%가량 올랐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테마주로 꼽히면서 최근 급등한 마니커에프앤지와 30일 상장한 롯데리츠, 지누스를 제외하면 평균 상승률은 2.5% 정도에 불과하다.

◇한화시스템·SK바이오팜 등 '대어' 상장 예정…분위기 바뀔까

3분기까지 침체된 IPO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올해 남은 기간엔 한화시스템, SK바이오팜 등 대어들의 상장이 예고돼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 등 공모 규모가 큰 기업들과 지누스 등 장외 시장에서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종목들이 상장하면서 연말 공모 시장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한화그룹 계열 방산 ICT 전문업체로, 지난해 그룹 내 IT 서비스 계열사인 한화S&C와 합병했다. 지난해 매출이 1조1289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48억원이다. 공모 희망가는 1만2250~1만4000원으로 이 가격대에서 IPO가 이뤄지면, 한화시스템의 시가총액은 상장 뒤 최대 1조54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의 바이오·제약사업부문에서 분사돼 그룹 지주사 SK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임상실험 3상을 통과했고, 오는 11월 FDA의 품목허가(N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4조~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