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금융 노마드' 본격화
내년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확대 검토

특정 은행이나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만으로 모든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가 30일 시작된다. 이번엔 시범서비스인만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0개 은행이 우선적으로 시작한다. 금융당국은 금리나 부가서비스 등 혜택에 따라 고객이 이동하는 ‘금융 노마드((Financial Nomad)’가 출현하는 등 국민 금융생활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0일부터 오픈뱅킹 대고객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시범적으로 참여하는 은행은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KB국민, BNK부산, 제주, 전북, BNK경남 등 10개다. 나머지 8개 은행은 준비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재 오픈뱅킹을 신청한 핀테크 기업은 보안점검을 완료하는대로 12월 18일 이후 서비스할 예정이다.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가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전면시행(핀테크기업 및 은행)을 앞두고 은행권이 시범서비스를 우선 실시해 고객인지도 제고 및 준비사항 등을 최종 확인·보완하기로 했다.

오픈뱅킹이란 은행 및 핀테크 기업들이 모든 은행의 자금이체·조회 기능을 자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은행이 보유한 결제 기능 및 고객 데이터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자사 데이터만 갖고 있던 은행들은 물론 이같은 데이터가 아예 없었던 핀테크 기업도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은행 또는 핀테크 기업이 내는 이체 수수료 역시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인하됐다.

이번 시범서비스에 참여하는 은행은 공통적으로 타행 은행 계좌 조회와 이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은행별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모바일 앱 ‘쏠(SOL)’을 전면 개편해 기존 신한은행 거래가 없던 고객도 쏠을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부산은행은 QR·바코드를 이용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썸패스’를 이용할 경우, 연결된 부산은행 계좌 잔액이 부족하면 타행 계좌에서 충전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위는 오픈뱅킹이 본격 시작되면 단순 결제·송금 뿐만 아니라 대출, 자산관리, 금융상품 비교 구매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앱 하나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의 금융서비스 선택권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는 "금리, 부가서비스 등 혜택에 따라 고객이 이동하는 현상인 ‘금융 노마드’가 출현하는 등 국민 금융생활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산업 측면에서도 은행과 핀테크 기업간 경쟁·혁신을 통해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핀테크 기업은 은행권에 의존하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고객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은행은 해당 은행 고객 뿐만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적인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10개 은행의 기존 모바일 앱에 신설된 오픈뱅킹 메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은행 앱에서 타행 계좌 등록 및 이용에 동의하면 오픈뱅킹이 시작된다. 해당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고객은 계좌를 개설해야 이용 가능하지만,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은 입출금계좌 개설 없이도 은행앱을 통한 오픈뱅킹 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시범실시 과정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일부 기능은 연내 전면 시행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당분간 보유 입출금 계좌 등록은 계좌번호를 직접 입력해야 하지만, 11월부터는 보유 계좌번호 자동조회가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현재 입금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계좌에 한정돼 전자상거래 등에 이용되는 가상계좌로는 입금할 수 없는데, 이 역시 전산 개발을 통해 가능해진다. 지금은 비대면으로만 오픈뱅킹이 가능하지만, 향후 은행 점포에서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는 현재 오픈뱅킹 참가 금융회사가 은행 위주인만큼, 내년부터는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또 내년 중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정보만으로도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페이먼트’ 서비스를 도입해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는 핀테크 업체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