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이 잘 달리던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반도체 업종도 회복 기대감이 흔들리면서 약세를 보였다. 북한에서 날아온 남북 경협 중단 우려도 시장을 뒤흔들었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24포인트(0.39%) 내린 2080.6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05포인트(0.10%) 내린 2086.81에서 출발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14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169억원, 개인은 27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3.07포인트(0.47%) 오른 658.98로 마감했다. 지수는 0.97포인트(0.15%) 오른 656.88에서 출발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946억원, 기관은 274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안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미국 증시 3대 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 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부정적인 실적 전망을 발표한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섹터에 대한 차익 매출이 출회되면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이 사흘만에 하락 전환했다.

경기도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보이는 개성공단.

반면 코스피, 코스닥 시장 모두 바이오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임상에 성공했다는 대형 호재가 전해진 영향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의약품 업종을 1000억원 가량 순매수 했다.

한편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 관련 정책을 비판하며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는 소식에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들이 출렁였다. 아난티(025980)는 전 거래일보다 8.16% 내린 1만1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난티는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해 대표적인 금강산관광 경협주로 꼽힌다. 이외에 남북 철도 연결 관련 종목으로 꼽히는 푸른기술(094940), 에코마이스터, 대아티아이(045390)등도 하락했다. 인디에프(014990), 남광토건(001260), 신원(009270), 좋은사람들(033340)등 개성공단 입주사들도 일제히 내렸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