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MIT 석좌교수는 22일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일수록 고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자신만의 재무적 목표를 안전하게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버트 머튼 석좌교수는 22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강연에서 "고수익보다는 목표 수익률을 안전하게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머튼 교수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전광우)이 주최한 '초저금리 시대의 금융 혁신과 자산운용 전략' 강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목표 기반 투자(Goal-based investing)'를 미래의 투자 트렌드로 제안했다. 목표 기반 투자란 미리 정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방식이다. 최대한 많은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 기존 투자 방식과 다르다. 예컨대 노후 자산으로 10억원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15억원까지 벌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고 10억원을 벌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라는 것이다.

그는 "과거 금리가 높았던 시절에는 위험이 적은 자산에 투자해도 일정한 이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초저금리 시대로 들어서면서 이는 불가능해졌다"면서 "일정한 이익을 거두려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그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법사가 아니라면 무위험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은 없다"면서 "월가(街) 전문가들이 (수익률이 낮은)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머튼 교수는 리스크 관리의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분산 투자 ▲헤징(hedging·위험 분산) ▲보험을 언급하면서, '금융 보험'인 풋옵션과 콜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권했다. 풋옵션은 정해진 시점에 일정 가격으로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반대로 콜옵션은 일정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예컨대 목표로 하는 자산 규모가 10억원이고 절대 5억원 밑으로 떨어져선 안 된다면, 5억원에 해당하는 풋옵션을 사두는 것이다. 그러면 자산 가치가 5억원 이하로 떨어질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머튼 교수는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앞으로의 금리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