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오르며 거래까지 활발해지던 서울 주택시장이 한 달만에 다소 위축된 모양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든 영향을 받은 것인데, 앞으로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서울 주택 거래량은 1만1779건으로 8월(1만3514건)보다 12.8%가 줄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전경

작년 말부터 내리던 서울 집값은 올 여름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하며 거래도 점점 활발해지던 상황이다. 8월 서울 주택 거래량은 7월 거래량(1만2256건)보다 10.3% 늘어난 상태였다.

늘던 주택 거래량이 다시 줄어든 것은 정부 정책 여파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하며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위축될 거라는 예상이 나왔고, 결국 부동산 경기가 식을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면서 관망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9월에 거래량이 특히 많이 줄어든 곳도 정비사업 후보지가 많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였다. 이 기간 강남4구 거래량은 2419건으로 8월(3151건)보다 23.2% 줄었다.

거래 위축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최근 서울 주택 거래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부동산 시장이 더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일 행정안전부, 국세청 등 중앙부처 및 서울특별시, 금융감독원 등과 연말까지 서울 각지에서 의심스러운 부동산 거래를 샅샅이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연말까지 정부의 서울지역 주택구입에 대한 거래 모니터링이 강력해질 것이 예고된 만큼 거래는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거래가 주는 데도 가격 상승세는 별로 꺽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오르며 16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줄면 아파트 가격도 떨어지지만, 지금은 정부 규제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일부 지역은 거래가 줄어도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특히 재건축에 속도가 붙거나 개발 움직임이 보이는 지역을 위주로 집값이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