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립·다세대 주택의 13.1%는 전셋값이 집값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기업 빅밸류는 2018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자체 자동시세 산정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매매가격보다 전셋값이 높게 계약된 경우는 전체 거래의 약 1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90% 이상인 거래는 30%에 육박했다.

전세가율이 90%가 넘는 거래가 전체 전세거래의 30%에 달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올해 7월 기준 서울 전세가율은 53.6%로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세가율이 최고점을 찍었던 2015년에도 전세가율이 70.92% 정도였기 때문이다.

전세가율이 100%를 넘어가는 곳이 서울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

전세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곳은 강서구, 금천구, 중랑구, 구로구, 양천구에 집중됐다. 강서구의 경우 전세가율이 100%를 넘는 거래가 전체 거래의 32.8%를 차지했다. 금천구(29.1%), 중랑구(24%), 구로구(22.9%), 양천구(22.3%)가 그 뒤를 이었다.

빅밸류는 "이 지역의 연립·다세대 매매가격은 1억8000만~2억원으로 서울 내에서 중하위권에 속한다"며 "매매가가 낮은 지역에서 신축이라는 이유로 주변 매매가보다 높은 전세가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립·다세대주택은 대략적인 시세를 알 수 있는 아파트와 달리 시세를 파악하기 어려워 깜깜이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김진경 빅밸류 대표는 "주택의 시세정보가 없으면 깡통전세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피해는 고스란히 세입자의 몫이 된다"면서 "서민 주택에 대한 시세정보개선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