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회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올해 1분기(1~3월)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회사 2072개의 임원 2만9794명 중 여성은 1199명(4%)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곳은 1407개(67.9%)에 달했다.

정부는 2017년부터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 비율을 매년 발표해왔는데, 상장사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0대 기업으로 따져 보면 여성 임원 비율은 3.6%로 더 낮지만,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의 비율(62%)은 낮았다.

상장사에서 이사회 의결권을 갖는 등기 임원 중 여성의 비율도 4%에 그쳤다. 등기임원 1만2370명 중 여성은 498명뿐이었다. 실질적인 의사결정권 측면에서도 여성들의 '유리천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등기 임원 중에서도 사내 이사의 여성 비율(4.4%)은 사외 이사의 여성 비율(3.1%)보다 높았다. 기업들의 외부 여성 전문가 활용이 특히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등 민간에서 의사결정 권한 있는 여성의 비율이 낮은 점은 한국의 성평등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