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러 기자가 ‘에어팟’을 분해하고 있다.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의 배터리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구매한 지 2년도 안 돼 충전 용량이 크게 떨어져 사용이 어려워진다는 불만이 나오면서다. 애플은 품질 보증 기간인 1년을 넘은 제품에 대해서는 무상 교환을 해주지 않아 소비자 부담만 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이 신문의 제프리 파울러 기자가 에어팟의 배터리 교환을 하려다 실패한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2017년 159달러(약 19만원)를 주고 에어팟을 구입해 사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에어팟을 완전히 충전해도 사용 15분 만에 방전이 돼 도저히 쓸 수 없게 됐다. 그는 근처의 애플 매장을 방문, 배터리 교체를 요청했지만 "새로 구입해야 한다"는 답만 들었다.

WP는 "최근 에어팟의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구입한 지 18개월 만에 배터리가 쓸 수 없게 됐다는 사례도 보고돼 에어팟 같은 무선 이어폰의 배터리 성능 논란은 확산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러한 문제는 애플뿐 아니라 아마존 등 다른 업체 제품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의 경우 배터리 분리가 가능해 일부 판매·수리 대행업체에선 배터리만 교체해주고 있다.

WP는 전동 칼로 에어팟을 직접 분해해 배터리 교체가 안 되는 원인도 분석했다. 에어팟 1·2세대 모두 기기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 나사 대신 접착제를 사용하는 바람에 완전히 기기를 부숴야 배터리를 꺼낼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에어팟은 사실상 '1회용 제품'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