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강남 재건축 가격이 전 고점을 돌파하고, 새 아파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청약 시장도 수도권·지방 가리지 않고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전세 시장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을 잡겠다며 16번의 대책이 쏟아졌다. 그러나 대책 발표 직후 '반짝 하락' 후 재반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급기야 내년에도 집값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설문 조사에서 부동산 전문가 61.9%는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이 틈에 애꿎은 무주택 서민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된다는 점이다. 집값이 오르니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된다. 전·월세 가격마저 뛰니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 고통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며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력한 규제 일변도 정책을 폈다. 그러나 결국 다주택자는 버티고, 무주택자는 반란(反亂)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실수요층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해 '묻지마식 집사기'를 강행하게끔 몰아간 것이다. 청약 가점을 갖춘 무주택자는 대거 분양 시장으로 몰리고, 가점이 부족한 젊은 층은 신축·구축 가리지 않고 기존 매물 사냥에 나섰다. 매물이 귀하니 시장에서 집값이 뛰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르면 이달 말 시행에 들어가는 분양가 상한제도 마찬가지다. 어느 지역이 지정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규제 역기능만 키울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뜩이나 부족한 공급 물량을 더욱 줄이고, '로또 청약'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새 아파트 품질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해법은 없을까. 집값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수급 불균형에 있다. 결국 시장 원리에 충실하게 주택 공급을 늘려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는 게 근본 해법이 될 것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를 통해 공급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3기 신도시는 1~2기 신도시와 달리 강남 대체 신도시가 빠져 있다는 점, 입주 때까지 장기간 공급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 등에서 한계를 갖는다. 특히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외에 특별한 공급 방법이 없어 희소하다는 점 역시 문제다. 따라서 3기 신도시의 추가적인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재정비 사업을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게 빠를수록 좋다.

지금 실수요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가구 수와 경제, 인프라가 성장하는 2030~2040년까지는 자가 주택을 보유하는 편이 전·월세로 거주하는 것보다 낫다. 주거비 부담뿐만 아니라 자산 관리, 향후 주택연금 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가장 효과적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은 신규 분양을 받거나 경·공매를 활용해 시세보다 싼 주택을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