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의 운용 규모가 6200억원에 달하는데, 운용사 측이 구체적인 상환 시기는 밝히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라임운용은 9일 "주로 사모 채권이 편입된 펀드 '플루토FI D-1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주식·채권의 성격이 섞인 상품)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한 자(子)펀드의 환매를 각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임운용은 지난 7월 "고위험 메자닌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운용해온 펀드에서 빠르게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원금을 회수하는 속도보다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지자 결국 환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라임운용 측은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을 무리하게 팔아 치우면 수익률이 저하돼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칠 수 있다"며 "환매를 중단하고 편입된 자산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언제쯤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구체적인 시점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라임운용의 펀드 수탁고는 총 5조원이며, 전체 투자자 수는 약 1만명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부터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제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라임운용이 고위험 메자닌에 과도하게 투자했고, 편법 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관리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번 환매 중단 사태에 관해 운용사 측에 '앞으로 투자자들 돈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