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대웅제약, '미국·유럽' 먼저 진출
메디톡스, 미국 진출 삐걱...중국 허가 앞둬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 제품 사진.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법적 공방을 벌이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해외 진출 경쟁이 치열하다.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처음 허가 받은 선발주자지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에선 대웅제약에 한발 뒤져있다. 메디톡스는 미국 다음으로 큰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면서 추격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메디톡스는 2006년, 대웅제약은 2014년 각각 보툴리눔 톡신을 허가 받아 보톡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에 대한 중국 허가 심사를 지난 9월 20일 완료했다. 통상 심사 완료 1~2개월 뒤 품목허가가 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11월 최종 시판허가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이 올해 중국에서 허가를 받으면 오는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뉴로녹스는 일본, 태국, 브라질, 이란 등 60개국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메디톡스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은 순조롭지 못했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4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이 2조원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을 합치면 세계 시장의 70%에 달한다.

충북 청주시 메디톡스 제3공장 전경.

메디톡스가 미국 진출을 위해 잡은 파트너는 세계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점유율 1위(약 75%)인 엘러간이다. 메디톡스는 2013년 액상형인 이노톡스의 한국 제외 세계 판권을 엘러간에 넘겼다. 엘러간이 제품명 보톡스가 대명사가 될 만큼 이 시장에서 1인자지만 지난해 10월에야 이노톡스의 미국 임상 3상을 시작했다. 메디톡스는 2021년 이노톡스 미국 임상 3상을 끝내고, 2022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한다.

지난 6월 엘러간을 인수한 다국적제약사 애브비가 엘러간을 인수한 이후 보툴리눔 톡신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제품을 찾고 있어,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인 이노톡스 미국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메디톡스는 엘러간을 통해 유럽 임상 3상도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보다 8년이 뒤처진 2014년에야 ‘나보타’를 출시했지만, 미국과 유럽 진출에선 한발 앞섰다. 나보타는 올해 2월 국산 보툴리눔 톡신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후 5월 ‘주보’라는 제품명으로 미국에 공식 출시됐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8월 캐나다 연방보건부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한 후, 올해 4분기 캐나다 발매도 앞두고 있다. 이달 1일엔 대웅제약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나보타(유럽 수출명 누시바) 에 대한 최종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에볼루스는 EU 내 28개 국가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 3개국 등 유럽 총 31개국에서 누시바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에볼루스는 내년에 현지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대웅제약 외관.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이 국내 점유율 1위인 메디톡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먼저 진출하게 되면서 양사 균주를 둘러싼 기술탈취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고 본다. 미국 선점 기회를 놓친 메디톡스는 중국에 사활을 걸고 있다. 메디톡스가 중국에서 최종 허가를 받게될 경우,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첫 중국 진출이 된다. 대웅제약은 현재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하는 단계에 있다.

양사는 2016년부터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16년 11월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대웅제약이 훔쳐 갔다고 주장하기 시작했고, 대웅제약은 서로 다른 균주라며 맞서고 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 모습, 사진 상의 붉은색 화살표가 포자 형성 이미지이며 다량의 포자가 선명하게 생성된 모습이 감정 결과로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