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AMD의 제품 로드맵이 개선돼 올 하반기와 내년에 상당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미국 반도체 회사 AMD의 신용등급을 ‘Ba3’에서 ‘Ba2’로 상향 조정했다. 데스크톱·모바일·서버·그래픽 칩 등 신제품·설계능력·시장점유율이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AMD는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CPU·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 ‘다윗’으로 불린다. 세계 1위 비메모리 기업인 ‘골리앗’ 인텔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AMD는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리사 수가 2014년 10월부터 회사를 이끈 뒤 반전을 꾀하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

◇ AMD, 7나노 ‘젠 2’로 인텔 점유율 가져와

서스쿼해나 파이낸셜 그룹에 따르면 AMD의 올 3분기 데스크톱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은 20%로 지난해 3분기(17%) 대비 3%포인트 올랐다. AMD가 올 7월 내놓은 7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젠(Zen) 2가 인텔의 14나노 공정 칩 시장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서스쿼해나의 크리스토퍼 롤랜드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 트렌드가 전반적으로 AMD에 긍정적인 반면 인텔에는 다소 부정적"이라고 했다.

AM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도 시장 선두인 엔비디아를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존 페디 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AMD의 GPU 시장 점유율은 32.1%로 올 1분기(22.7%)보다 10% 가까이 높아졌다.

반면 엔비디아의 올 2분기 GPU 시장 점유율은 67.9%로 올 1분기(77.3%)보다 낮아졌다.

◇ TSMC 칩 생산 수요↑…공급 문제 발생할수도

제이슨 그레베 인텔 부사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티 글로벌 테크콘퍼런스에서 "지난 6~12개월 동안 PC용 제품의 공급 문제를 겪었다"면서 "일부 저가 모바일·데스크톱 제품의 점유율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텔은 아직 AMD와의 경쟁에서 자신있다는 분위기다. 가격·성능으로 승부하면서 현재의 우위를 지켜내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롤랜드 애널리스트는 "AMD가 7나노 공정 칩 공급 제한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AMD의 칩을 만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TSMC가 7나노 칩 수요 급증으로 원활하게 공급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인텔이나 AMD 모두 공급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상대방의 점유율을 가져왔다"면서 "AMD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