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의 오촌 조카인 조범동 코링크PE 총괄 대표와 이상훈 코링크PE 대표가 17억8800만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더블유에프엠(WFM)이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오는 16일까지 더블유에프엠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 심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기업심사위원회가 구성돼 42~57거래일 동안 더블유에프엠을 심사하며, 심사 뒤 상장폐지 혹은 상장유지, 개선기간 부여 등이 결정된다.

조범동 대표와 이상훈 대표의 횡령 혐의 금액은 10억원대로 기업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지만, 이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사 직원(참고인)들이 밝힌 내용만 기재한 것으로 실제 피해금은 이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 더블유에프엠은 조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에서 시설공사 하도금 자금(7억5000만원), 대여금(7억원), 코링크PE 직원들 급여 대납(3억3839만원)만 적어놨다.

더블유에프엠이 상장폐지되면 가장 큰 피해는 전(前) 사주 우국환 신성석유 회장이 입는다. 우 회장은 조범동 대표를 만나기 전인 2017년 8월에 회사를 352억원에 매각하려고 추진하기도 했다. 내부자들은 "우 회장은 공범자이면서도 최대 피해자"라고 했다. 우 회장은 파주시를 근거로 한 버스재벌 가문의 일원이나 이번 더블유에프엠 사태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만약 더블유에프엠이 상장폐지되면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9월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

◇우 회장, 2017년 352억원에 매각 무산 후 조범동 손잡아

우국환 회장이 처음 주식시장에 등장한 것은 2010년이다. 그는 2010년 한국기술투자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어 창업자인 서갑수 회장 편을 들었다. 하지만 서 회장과 우 회장은 실패하고, 회사는 SBI가 인수해 현재의 SBI인베스트먼트(019550)가 됐다. 이후 2015년 에듀박스를 인수해 사명을 에이원앤으로 고쳤다. 이 회사가 바로 현재의 더블유에프엠이다.

우 회장은 더블유에프엠을 통해 여러 신사업을 꾀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2017년 이후 회사 매각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아이지티라이팅코리아라는 회사에 주식 800만주를 주당 4400원, 352억원에 매각하려고 했지만 상대방이 중도금을 지불하지 못해 무산됐다. 그리고 한달 뒤 곧바로 손을 잡은 곳이 코링크PE다. 조범동 대표는 "우리는 좀 더 쳐주겠다"면서 주당 가격으로 5000원을 제안해 276만주를 138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매각 대금은 사실상 우 회장이 지불했다. 코링크PE가 더블유에프엠 인수를 위해 조성한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펀드에 우 회장이 53억~80억원을 출자한 것이다. 본인의 인수대금을 본인이 출자했고, 이후 우 회장은 코링크PE에 53억원을 수증하기도 했다.

이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더블유에프엠이 잘 될 것이다'라는 조범동 대표의 감언이설에 우 회장이 속은 것"이라며 "당시에는 더블유에프엠의 2차전지 소재 산업이나 공공와이파이 사업 등이 잘 될 것으로 모두 확신했다"고 했다.

우 회장은 파주시를 근거로 한 경기도 북부권의 버스재벌 집안 출신이다. 우 회장이 현재 가지고 있는 회사인 신성석유와 신성가스는 범 신성그룹 계열사인데, 창업자는 우정록 명예회장이다. 우정록 회장이 1965년 설립한 신성여객(신성교통 경기법인)을 모체로 화학, 운송, 터미널, 시내버스, 공항버스, 시외버스, 마을버스, 공영버스, 택시, 주유소, 충전소 등 교통사업을 다수 벌였다. 현재는 창업자의 형제 및 자녀들에게 뿔뿔이 쪼개졌다.

일부 회사는 매각되거나 파산했으나 교통사업이 기본적으로 부동산업이다 보니 일가족 모두가 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 중에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 출신도 있으며, 이 인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경선에 참여했으나 탈락했다.

우국환 회장

◇2차전지사업 가치 거의 없어…자본잠식 가능성도

우 회장은 현재 더블유에프엠의 최대주주다. 원래 최대주주는 코링크PE였으나, 코링크PE가 들고 있던 주식 110만주는 우 회장과 조범동 대표가 지난 8월 20일 도피할 당시 저축은행에 담보물로 맡기면서 대부분 팔렸다. 이로 인해 우 회장이 다시 최대주주가 됐으며, 지분 5.16%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10.36%다.

더블유에프엠은 7~8월만 해도 4000원대였으나 조국 펀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이후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는 1175원에 거래 정지돼 있다. 우 회장 측의 지분가치를 모두 합치면 현재 30억원 정도인데, 이마저도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표면에 내건 2차전지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음이 밝혀졌다. 현재도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더블유에프엠은 지난달 25일 군산 제2양산공장 및 실험동 신축에 대한 투자 등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더블유에프엠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2차전지 음극재 사업 명분으로 총 77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한국거래소 실질심사, 혹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더블유에프엠은 상반기말 기준 자기자본이 93억원으로, 횡령금액이 더 나오거나 기존 유형자산 가치 등이 입증되지 못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더블유에프엠은 교육사업부문 매출이 상반기에만 35억1500만원을 기록해 존속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다만 수익성도 확보됐는지는 미지수다. 더블유에프엠은 2012년 이후 2016년 딱 한차례만 제외하고 계속 순이익 기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