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타이어 교체를 알아보던 안모(36)씨는 집 근처 카센터로 향하던 차를 돌려세웠다. 지인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고, 근처 타이어 전문점으로 배송받아서 장착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다. 안씨는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한국타이어의 '벤투스S2' 타이어를 4개 모두 구매한 뒤, 연계돼 있는 전문 장착점을 찾아가 갈아 끼웠다. 한국타이어 공식 홈페이지에 표기된 가격은 62만9600원이었지만, 오픈마켓으로 구매하니 48만9560원이 나왔다. 14만원 정도 절약한 것이다.

SK네트웍스가 제공하는 타이어 전문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인 '타이어픽'에서 소비자가 자신의 차량에 맞는 타이어를 알아보고 있다. 이 플랫폼에서 차종과 연식을 입력하면 규격에 맞는 다양한 제조사 제품을 추천받고, 일반 오프라인 정비소나 타이어 장착점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다.

타이어는 정확한 소비자 가격이 없고, 눈대중으론 제품 상태 등 품질을 확인하기 어려워 '단골 카센터'에서 교환하는 게 아니라면 '혹시 바가지를 쓰진 않았을까' 계속 의문이 남는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이었다. 이 때문에 최근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직접 인터넷에서 제품 정보를 구해 공부하고, 내 차에 맞는 제품을 찾아서 교체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 자동차 동호회 등에선 제품 정보 공유 및 추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인터넷·스마트폰 앱 등으로 타이어 구입과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늘어나고 있다.

◇20~30% 싼 인터넷 오픈마켓, '타이어 전문 앱'도 생겨나

인터넷으로 구입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타이어를 확인해야 한다. 차량 제조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요새는 티스테이션·타이어프로 등 타이어 전문몰에서도 '내 차에 맞는 타이어 찾기' 메뉴 등을 통해 차량의 모델명과 연식을 입력하면, 적합한 타이어를 검색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타이어를 찾았다면 해당 제품의 모델명을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다시 검색한다. 똑같은 타이어 제품이지만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배송비를 따로 받는 곳도 있고, 장착비가 포함되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서만 장착이 가능한 경우도 있어, 여러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 결제를 한 뒤엔 장착점에 예약하고 찾아가 교체하면 된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통상 20~30% 정도 저렴하게 타이어를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이 번거롭고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생겨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7월 중순 '타이어픽'이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소유하고 있는 차종에 맞는 타이어 제품을 전문가가 추천해주고, 스마트폰 앱이나 인터넷 웹페이지 등을 통해 바로 구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른 소비자들의 사용 후기도 볼 수 있고, 타이어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엔 30일(또는 3000㎞) 이내에 다른 타이어로 교환할 수도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으로 구입할 때보단 조금 비싸지만, 종종 할인 이벤트가 벌어질 때를 노린다면 저렴한 교체가 가능하다.

◇소모품 교환, 경정비도 저렴하게 받을 수 있어

와이퍼, 엔진 오일, 에어컨 필터 등 소모품을 교체하거나, 그 외 기타 경정비를 받을 때에도 인터넷·모바일을 활용하면 가격 거품을 뺄 수 있다. 경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임나라에선 고객이 소모품을 마트나 인터넷을 통해 따로 구입해 가져간 뒤, 인건비만 내면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비스 가격이 정찰제로 돼 있는데, 엔진 오일 교체 시엔 1만4000~1만9000원 정도, 브레이크 오일 교환은 3만3000~3만8000원 정도다.

수입차는 보증 기간이 끝나면 공식 서비스센터 정비 비용이 확 비싸지는데, 이 때문에 많은 수입차 고객들이 대체 정비소를 찾는다. 스피드메이트는 2014년부터 수입차 경정비 서비스를 시작, 공식 서비스센터 대비 20~3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경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종종 할인 이벤트가 벌어질 땐 가격이 최대 50%까지도 저렴해진다. 스피드메이트 관계자는 "순정품 수입 시 대량 구매하고, 유통 단계를 축소해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 제품 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도 최근 정비소 사업을 시작했다. 차량관리·경정비 분야에서도 중고차 매매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경정비 등의 거품이 꺼지면서 소비자 중심의 합리적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