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 접촉…기은, 과거에도 인터넷은행 신청
'소기업·소상공인 특화' 강점…신청 시 '포용'점수 높을듯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기업은행(024110)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소상공인연합이 기업은행에 컨소시엄 구성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양측 모두 1차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었고, 소상공인 특화라는 성격까지 맞아 떨어지면서 금융권의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이름도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사가 되겠다는 의미로 ‘소소스마트뱅크(이하 소소뱅크)’로 정했다. 소상공인연합은 사단법인 서울시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컨소시엄 참여사는 미정이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소기업의 성장성과 업종 특성 등을 고려한 평가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소소뱅크는 금융주력자로 기업은행과 접촉하고 있다. 소소뱅크 관계자는 "기업은행을 비롯해 대형금융사 2~3곳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은행이라는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은행이 참여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기업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소소뱅크가 접촉해온 것은 맞지만, 일방적인 러브콜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금융권에서는 현재 소소뱅크 외에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뚜렷한 후보자가 없다는 점에서 기업은행의 도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은 다음달 10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지만, 출사표를 던진 곳은 소소뱅크가 유일하다.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던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키움증권(039490)은 재도전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후보자인 토스의 경우 자본금 문제로 증권업 진출이 늦어지자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포기 가능성도 언급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토스의 금융투자업 인가를 심사하면서 개선을 요구한 자본금 문제가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때도 똑같이 지적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인터넷전문은행 참여가 불투명한 상태다. 신한금융의 경우 최근까지 내부 검토를 진행하다가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나 SK텔레콤(017670)등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새로 등장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기업은행은 2015년 1차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에 도전했었다. 당시 기업은행은 NH투자증권(005940), NHN엔터테인먼트, SK텔레콤 등과 인터파크컨소시엄에 참여해 예비인가를 신청했었다. 인터파크컨소시엄은 기업은행의 참여로 소상공인 대상 특화 전략을 내세웠으나,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다.

소소뱅크의 사업 모델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평가 항목 중 ‘포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총 1000점 중 포용성 부문은 150점이다. 최근 금융당국도 소상공인 대출 확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금융사를 이용하지 못했던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하길 바라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도 이에 포함된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소소뱅크의 가장 큰 약점으로 자본금 조달 능력을 꼽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소 자본금 요건은 250억원이지만,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의 사례를 봤을 때 정상적인 은행 영업을 하려면 최소 1조원의 자본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1조3000억원, 케이뱅크는 5051억원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대출 상품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연합이 최소 자본금은 맞추더라도 인가 후 증자 계획까지 준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소상공인연합의 자본금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나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