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가 약 423만명으로 지난 5년 동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진 빚은 총 500조원을 넘었다. 1인당 1억2000만원꼴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다중 채무자는 422만7727명이었다. 2014년 말(351만1431명)과 비교했을 때 5년 만에 71만6296명(20.4%)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채무자(1938만3969명) 5명 중 1명 정도가 다중 채무자인 셈이다.

다중 채무자의 6월 말 채무 잔액은 508조9157억원으로 작년 말 기준으로 5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말(344조3095억원)과 비교하면 채무 잔액은 48% 불어났다. 1인당 채무 잔액은 같은 기간 9805만원에서 1억2038만원으로 23%(2233만원) 늘었다.다중 채무자 중 네 곳에서 돈을 빌린 경우는 107만4893명, 5곳 이상에서 빌린 경우도 96만5810명이나 됐다.

다중 채무자 중 소득이 적거나 불규칙한 청년·노년층의 숫자도 상당하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다중 채무자 421만6143명 중 29세 이하는 30만868명, 60세 이상은 40만9433명으로 전체의 17%(71만301명)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다중 채무 문제가 자영업자들에게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자영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크고 '부채 돌려막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가 2015년 이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