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비대칭 모양으로 성장한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사선 조사(照射)기술이 개발됐다. 자궁 내부에 방사선 조사기구를 넣어 종양이 있는 부위에 직접 방사선을 쏘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방법과 달리 다른 정상 조직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다.

세기조절 근접 방사선 치료 삽입기구.

한국연구재단은 임영경 국립암센터 박사 연구팀이 종양 부위에 선택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는 ‘세기 조절 근접 방사선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근접 방사선 치료는 인체 외부에서 방사선을 전달하는 체외 방사선 치료와 달리 삽입기구를 이용해 소형의 방사선원을 체내로 넣어 치료하는 기술이다. 종양 가까이에서 방사선을 쏘기 때문에 체외 방사선 항암 치료보다 정상 조직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줄일 수 있다.

임영경 박사는 "개발된 근접 방사선치료시스템은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짧은 상용화 과정을 거쳐 자궁경부암 환자들을 실제로 치료할 수 있는 단계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근접 방사선 치료의 경우 침을 탑재해 종양 부위에만 방사선을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나, 침 삽입 과정에서 척수 마취나 출혈, 감염 위험이 있다. 때문에 방사선량이 적다고 해도 체외에서 바로 치료할 수 있는 방사선 조사 치료법보다 환자 개인이 느끼는 부담이 컸다.

연구팀이 개발한 근접 방사선 치료기술은 360도 회전하는 방사선 차폐체를 내부에 장착한 삽입기구를 통해 주변 정상 장기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 하고, 출혈이나 외부 감염 우려를 배제한 것이다.

특히 종양의 모양에 맞게 방사선 조사방향을 선택하고 조사시간과 방사선원의 위치를 최적화할 수 있다. 비대칭적으로 자라난 악성종양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연구진은 삽입기구에 탄성이 있는 재질을 도입해 협소하고 굴절된 자궁 내부에서 기기의 움직임을 극대화 했다.

또 방사선 방출 가능 범위가 35도로 좁기 때문에 국소 부위 종양에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쏠 수 있는 선량 분포 특성이 우수하다. 모든 방향으로 방사선이 균등하게 방출되면 종양이 없는 자궁 조직에도 방사선을 쏘고, 울렁거림 등 부작용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보선 한국연구재단 원자력단장은 "이번 결과는 체외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해부학적으로 굴절돼 있어 근접방사선치료가 용이하지 않은 부위에 발생하는 다양한 식도암, 직장암 등에도 동일한 치료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